美컬럼니스트, “강정호, 수비에서 논란 남겼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6 06: 01

강정호(27, 넥센)로서는 기억하기 싫은 한국시리즈겠지만 당시의 모습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로 보인다. 한 컬럼니스트는 공격과는 별개로 수비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말하며 우려의 시선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필 로저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임창용과 강정호에 대한 이야기를 짧게 언급했다. 로저스는 시카고 트리뷴의 컵스 담당기자로 활약했고 현재는 MLB.com에서 주로 컵스를 취재하며 컬럼도 남기고 있다. 쿠바 및 아시아권 선수들에 대한 정보도 비교적 밝은 인물로 손꼽힌다.
그런 로저스는 강정호에 대해 “한국시리즈에서 방망이는 빛이 났다.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을 쳤다”라고 말했다. 실제 강정호의 한국시리즈 타율은 5푼으로 1차전 홈런 이후 안타를 추가하지 못한 것으로 고려하면 플레이오프 당시의 활약상을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로저스는 “하지만 수비에서는 논란을 남겼다. 포스팅은 곧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강정호는 한국시리즈에서 공·수 모두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지나친 부담감이 독으로 작용한 모습이었다. 특히 수비에서는 그답지 않은 모습이 속출하며 팬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기도 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5차전에서 9회 결정적인 실책을 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고 6차전에서도 평범한 땅볼을 잡아내지 못해 다시 고개를 숙였다.
현재 MLB 스카우트들은 강정호의 공격적 재능에 대해서는 모두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강정호를 지켜본 한 스카우트는 “어차피 강정호에게 3할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2할대 중반의 타율에 두 자릿수 홈런은 때릴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 정도의 공격력을 가지고 있는 유격수라면 MLB에서 생각보다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권 내야수들이 가지지 못한 힘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수비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수비가 가장 중요한 유격수 포지션인데 MLB의 빠른 타구를 처리할 수 있느냐는 것이 골자다. 수비 폭이 좁은 선수는 아니지만 한국과 미국의 야구수준 차이, 타구의 질이 다르다는 점, 그라운드 적응 여부, 베이스 커버, 커뮤니케이션 등 의구심을 불러 모으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때문에 강정호의 에이전트 측도 “3루수, 2루수, 외야수도 소화할 수 있다”며 다재다능함을 강조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시리즈에서 몇 차례 깔끔하지 못한 수비를 보여줬으니 가치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정규시즌 만큼은 아니었지만 한국시리즈에서도 몇몇 스카우트들이 강정호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가치 산정에 결정적인 해가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으나 적어도 몸값을 더 부풀릴 좋은 기회는 놓쳤다고 보는 것이 관계자들의 씁쓸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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