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지옥훈련 든든히 뒷받침하는 숨은 일꾼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11.16 07: 12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 지옥훈련이 일본 오키나와에서 연일 강도 높게 치러지고 있다. 밤도 잊고 쉬는 날도 잊은 한화의 지옥훈련은 감독·코치·선수들만 고생하는 게 아니다. 그들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숨은 일꾼들이 있기에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다. 
바로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한화 전력분석원들과 배팅볼 투수 및 불펜 포수들이다. 김인철(43) 채창환(39) 전력분석원과 배팅볼 투수 송인환(29) 불펜 포수 조세범(29) 최석희(25) 김호연(23)씨가 있기에 한화의 지옥훈련도 쉼 없이 돌아갈 수 있다. 
이들의 하루 일과는 선수들보다 더 강도 높다. 매일 아침 6시30분에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고 난 뒤 곧바로 훈련이 치러지는 고친다구장으로 향한다. 보통 아침 7시20분 아무도 없는 경기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다. 7시40분쯤에 오는 얼리워크조보다 40분 먼저 움직인다. 

훈련장에 도착한 이들은 훈련장의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이어 그라운드 곳곳에 물을 뿌리며 생기를 유지시키고, 타격 배팅망을 세팅한다. 공을 고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비교적 깨끗한 공은 배팅볼로 쓰고, 나머지는 티배팅할 때 쓰는 것으로 확실하게 분류를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배팅볼 기계를 비롯해 각종 시설 및 기계들을 배치하고 점검한다. 훈련이 시작되기에 앞서 그라운드에 라인을 그리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선수단 전원이 도착하는 8시30분 이전에 이 작업들을 매일 같이 완료한다. 훈련 중에는 타자들에게 배팅볼을 던지고, 투수들의 공을 받는다. 전력분석원들은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선수들의 모습 하나 하나를 세세하게 담는다. 선수들이 있는 곳에 항상 있어야 해 쉴 틈이 거의 없다. 
김성근 감독이 온 뒤에는 확실히 일이 많아졌다. 저녁 6시를 넘는 것이 예삿일이다. 선수들이 모두 떠난 어둑해진 경기장에서 그라운드 정비와 시설 정리도 모두 이들의 몫이다. 저녁 식사도 남들보다 늦게 한다. 숙소 뒤편에 만들어놓은 야간연습용 배팅망도 저녁을 먹고서 선수들이 잠시 쉬는 동안 이들이 먼저 움직여서 준비해 놓는다. 선수들보다 더 빨리 나와 가장 늦게까지 사방팔방 움직인다. 밤 9시는 넘어야 훈련이 완전히 끝나니 하루 근무시간만 무려 15시간.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건 성적이 날 것이라는 믿음과 한화 야구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선수 시절이었던 1991~1992년 그리고 2000년 삼성 2군에서 김성근 감독과 함께 했던 김인철 전력분석원은 "김성근 감독님은 훈련의 강도가 높은 만큼 확실하게 성적을 내시는 분 아닌가. 지금 우리 스태프들도 몸은 힘들지만 곧 성적이 나올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갖고 다들 성실하고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사람 좋게 웃었다. 삼성·롯데·KIA를 거쳐 한화에서 마지막으로 선수생활을 한 김인철 분석원은 "다른 팀에서 잘린 뒤 마지막 3년을 한화에서 행복하게 보냈다. 선수를 그만 둔 뒤에도 이렇게 불러준 한화는 내게 제2의 고향"이라고 표현했다. 
왼손 배팅볼 투수 송인환씨는 8년째 한화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김성근 감독님이 오며 훈련량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연습하는 것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내년에 좋은 성적이 나면 지금 힘든 건 아무 것도 아니다. 힘들어도 조금만 참고 열심히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구단에서 지원을 많이 해주시는 만큼 기대된다"고 설렘을 나타냈다. 송인환씨도 공주고 시절까지 투수를 한 야구선수 출신으로 어릴적부터 한화 야구를 보고 자랐다. 그의 아버지는 초창기 이글스 응원단장을 했다고 한다. 
선수들을 든든히 뒷받침하는 이들이 있기에 김성근 감독의 지옥훈련도 무사히 치러지고 있다. 그들의 숨은 땀과 노력이 한화에 희망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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