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생'이 모든 등장인물에 개연성과 반전, 매력을 부여하면서 모든 에피소드가 살아숨쉬게 하는 원동력을 자랑하고 있다.
신입사원들을 곤궁에 빠뜨리는 다양한 직장상사들이 등장해 갈등을 유발하고 있는 '미생'은 이들 상사의 속사정도 조금씩 보여주면서 각 인물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된 '미생'에선 특히 더 그랬다. 강대리(오민석 분)가 자신을 미워해서 잡일만 시킨다고 생각했던 장백기(강하늘 분)는 기본기가 안됐다는 강대리의 충고를 이제야 알아들었다. 본격적인 업무를 시키지 않은 건, 충분히 기본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고, 또 이를 스스로 터득할 필요가 있어서였지만 장백기는 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 장백기는 다른 회사로 이직하려던 걸 포기하고, 허드렛일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안영이(강소라 분)를 못괴롭혀 안달났던 하대리(전석호 분)도 다른 사람들이 안영이 괴롭히기에 동조하자 오히려 화를 내는 반전을 보여주고 있다. 허드렛일을 시키면서 기를 누르려던 그는 다른 사원 및 상사 마저 안영이에게 허드렛일을 시키자 안영이에게 오히려 일을 배울 기회를 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안영이는 직접 트럭까지 몰며 더 고생을 하게 되고, 이를 안 하대리는 욕까지 내뱉으며 화를 낸다. 아직 정확한 속마음은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안영이를 걱정하는 마음 등 복잡한 심경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고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박과장(김희원 분)에게도 나름의 사연이 있었다. 대리 시절 큰 계약을 따냈지만 본인에게는 월급 외에 큰 보상이 없었고, 그러다 차츰 작은 유혹에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모든 직장인이 그처럼 삐뚤어지는 건 아니지만, '회사 좋은 일 시키는' 직장인의 비애는 공감을 살 수 있었다.
'미생'에서는 그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 등장인물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갈등관계가 전혀 헷갈리지 않는 요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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