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명문가 성남이 시험대에 오른다.
성남 FC는 1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 2014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에서 경남 FC와 1-1로 비겼다. 성남(승점 34점)은 10위 경남(승점 36점)과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하고 계속 11위에 머물렀다.
강등권 탈출을 위해 반드시 잡았어야 하는 경기였다. 성남은 전반 30분 제파로프가 넣은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후반 6분 송수영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강등전쟁을 하고 있는 경남을 잡을 경우 승점 6점의 가치가 있었다. 패한 것보다는 낫지만 승점 차를 좁히지 못한 무승부는 큰 의미가 없었다.

성남에게 강등이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이제 성남은 26일 인천, 29일 부산과 최종전을 남겨두고 있다. 여기서 성남은 최소 1승 1무는 해야 한다. 경남이 남은 2경기서 비겨주면 나란히 승점 38점이 된다. 골득실 -9의 성남은 -19의 경남에 앞서 있다. 승점이 같으면 성남이 10위로 강등권에서 탈출한다. 마찬가지로 경남이 1승 1무를 하면 성남은 무조건 2승을 해야 한다. 성남이 1승 1패를 하면 경남이 1무 1패보다 못한 성적을 내야 한다.
변수는 FA컵 결승전이다. 성남은 23일 FC 서울을 상대로 대망의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성남이 이기면 큰 영광과 함께 다음 시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얻게 된다. 올 시즌 중반에 지휘봉을 잡은 김학범 감독 입장에서 하위 스플릿으로 처진 것을 단번에 만회할 기회다. 만약 성남이 FA컵을 차지한다면 잔여 K리그 클래식 2경기서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반대로 FA컵에서 우승을 못하면 후유증이 클 수 있다. 성남은 일주일 동안 무려 3경기를 치러야 한다. 모든 경기가 수도권이지만 체력 및 정신력 소모가 크다. 이는 강등전쟁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성남은 12위 상주(승점 31점)와도 승점 차이가 3점에 불과하다. 성남이 최하위로 K리그 챌린지로 떨어질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는 상황이다.
경남전 무승부 후 김학범 감독은 “승점을 챙겼어야 했는데 1점 밖에 못 챙겼다. 마지막까지 봐야 승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10위든 11위든 잔류하겠다”고 선언했다. 상주도 밑에서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말에는 “밑을 쳐다볼 여유가 없다. 바로 위만 보겠다”고 덧붙였다. 반드시 경남을 잡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빡빡한 경기일정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들이 3경기 치러본 적이 없어 걱정이 많이 된다. 체력적인 부분은 많이 올라왔다. 일주일 쓸 체력을 잘 비축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성남은 27일부터 시작되는 3연전에 한 해의 농사가 모두 달렸다. 풍년일지 흉년일지는 추수를 해봐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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