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허술하다. 개연성을 따지고 들기엔, 친숙한 줄거리의 변주인데다 전개가 워낙 빠르다 보니 자꾸만 보게 된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 (극본 윤영미, 연출 이창민)의 매력이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미녀의 탄생' 6회에서는 강준(정겨운)과 채연(왕지혜)을 뒤흔드는 사라(한예슬)의 유혹이 시작됐다. 하지만 채연을 향하던 태희 마음이 사라를 향해 기울면서 네 사람의 로맨스는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이날도 '미녀의 탄생'은 코미디, 로맨스, 스릴러 등 복합 장르를 넘나들며 웃음과 통쾌함을 안겼다. 강준에 대한 실망감에 목표가 사라진 사라가 야식을 먹자 태희는 "복수는 거울처럼 해야 한다. 한국의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되라"고 설득했다. 이에 사라는 단숨에 근력 운동을 시작하며, 강준과 채연을 이혼하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사라가 '세상에서 가장 귀가 얇은 여자'라는 설정 외에도 그 과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거나 다소 황당한 대목들을 곳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회사를 마비시키는 강력한 바이러스에 이어 이를 단번에 치료하는 백신의 등장, 출판 기념회에서 꽃가루와 함께 뿌려지는 강준과 사라의 키스 사진, 너무 친절하고 상세하게 속마음을 말해주는 심리분석 결과 등이 그러했다.
하지만 '미녀의 탄생'의 미덕은 만화적인 연출에 있다. 아기자기 잘 만들어진, 태희 사무실에 놓인 '복수 열차'처럼 말이다. 다소 황당한 전개도 통통 튀는 유쾌함으로 무마되는 작품이다. 치밀한 전개를 운운하는 일은 작품의 장점을 가리는 일과 같다. 사라와 태희가 어떻게 강준과 채연의 집 구석구석을 도청하는지 파악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
'미녀의 탄생'의 또 다른 즐거움은 배우들의 매력을 지켜보는 일이다. 매회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는 한예슬과 코믹과 멋짐을 오가는 주상욱. 예상대로 태희는 사라를 사랑하게 됐고, 조금씩 가까워지는 강준과 사라 사이를 질투할 것이 불보듯 뻔하다. 여기에 태희의 출생의 비밀까지 밝혀지면 더욱 흥미로운 전개가 될터. 예측불허 로맨스의 향방이 벌써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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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의 탄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