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없는 두산, FA 시장 다크호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17 06: 03

두산 베어스는 지난 스토브리그에 큰 출혈이 있었다. 2차 드래프트에서 1군급 선수들을 다수 빼앗긴 것도 아팠지만, 팀 내 FA 였던 3명(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을 모두 빼앗겼다. 특히 이종욱과 손시헌은 NC 다이노스행을 택해 보상선수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지난 시즌에는 팀 내에서만 3명이 풀려나와 외부 FA 수혈을 꿈꿀 여유가 없었지만 올해는 하나도 없다. 유일하게 FA 자격을 갖춘 선수가 이원석인데, FA를 신청하는 대신 군에 입대하기로 결정했다.
두산은 다음 시즌 어떤 형태로든 이원석을 활용할 수 없다. 군에 입대하면 팀에 남을 수 없고, 성사될 수 없는 가정이지만 FA 신청을 해 이적하더라도 두산을 떠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kt 위즈를 제외한 다른 팀과 계약하면 두산이 보상선수를 받게 되어 역설적으로 전력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

요지는 두산에 내부 FA가 없다는 사실이다. 기존 선수들의 군 입대와 kt의 20인 보호선수 외 특별지명을 제외하면 두산으로서는 전력 약화 요인이 없다. 이는 다음 시즌을 준비함에 있어 희망적인 요소다. 외국인 선수 선발만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기본적인 전력의 틀을 지난해보다 쉽게 구축할 수 있다.
내부 FA 단속에 들어갈 자금이 없기 때문에 외부로 눈을 돌릴 여유도 상대적으로 늘어난다. 한 번쯤 외부 FA를 노릴 수 있는 제반 여건도 마련되어 있다. 다음 시즌부터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은 “도움이 되는 선수라면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영입하고 싶다”고 솔직히 말한 바 있다. 감독으로 부임하며 FA 영입을 요청한 만큼 구단에서도 신경을 쓸 방침이다.
마침 팀 순위가 6위로 떨어진 것도 FA 모셔오기 전쟁에 있어서는 호재로 작용할지 모른다. 연봉협상에서 팀 전체 연봉이 크게 상승할 여지가 적고, 잔류시킬 FA도 없다는 점 등이 두산이 FA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를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좌완 장원준(롯데 자이언츠), 우완 윤성환, 안지만(이상 삼성 라이온즈) 등은 타겟이 될 만한 선수들이다.
이번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구도를 기대해볼 수 있다. 지금껏 두산이 외부 FA를 영입한 사례는 2012 시즌 종료 후 홍성흔을 두산으로 복귀시켰을 때가 유일했다. 이번 겨울은 두산 유니폼을 입어본 적이 없는 FA 선수를 영입하는 첫 번째 겨울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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