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수미와 오현경이 환상적인 연기 호흡으로 안방극장에 웃음을 전달했다. 거침없이 망가지는 두 여배우의 연기는 자칫 무거운 분위기의 교도소신을 유쾌하게 그리며 깨알 같은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 (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 8회에는 속옷 한 장 때문에 을고 웃는 김영옥(김수미 분)과 송풍금(오현경 분)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세탁물을 정리하던 풍금은 속옷이 없어진데 분노, 화장실에서 막 나온 영옥을 가장 강력한 용의자로 의심했다. 영옥은 “내가 도둑년이냐?”라고 버럭 했지만, 풍금은 자진해서 내놓지 않으면 강제 수색을 하겠다며 풍금의 몸을 뒤졌다.

그 결과 영옥의 품에서 발견된 풍금의 속옷. 발끈한 풍금은 영옥이 화장실에서 입어보고 맞지 않으니까 그냥 품에 가지고 나온 것이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러나 영옥은 “안 맞기는 왜 안 맞아 이 계집애야. 맞춤처럼 딱 맞던데”라고 대꾸해 웃음을 자아냈다.
풍금은 “이 손바닥만 한 게 이모 그 큰 엉덩이에 들어간다고?”라며 반문, 속옷을 쥐고 영옥과 옥신각신하다 속옷이 찢어지자 절망했다. 당황한 영옥은 “쉽게 찢어지는 것을 보니 싸구려네”라고 너스레, 손수건으로 쓰자고 능청스럽게 제안했다. 특히 그는 찢어진 속옷을 고이 접은 후 능청스럽게 얼굴을 닦아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그러나 풍금이 출소하며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됐다. 이에 출소를 앞둔 풍금은 홀로 남아 쓸쓸할 영옥에게 속옷을 선물, 마지막까지 억지를 부리는 철없는 영옥과 다투면서도 그를 향한 진한 애정을 드러내 훈훈함을 자아냈다.
‘전설의 마녀’는 저마다 억울하고 아픈 사연을 갖고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공공의 적'인 신화그룹을 상대로 유쾌 상쾌 통쾌한 '전설'(湔雪, '설욕'을 의미)에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교도소에 수감된 네 여자가 모두 출소하며 2막을 예고한 이날 방송에는 김수미와 오현경의 차진 호흡이 빛났다. 상당한 내공의 두 사람은 만담을 주고받는 듯 ‘팬티 쟁탈전’을 우습고 재미나게 연기, 맛깔나는 장면을 탄생시키며 시청자들을 폭소케 했다. 이렇게 ‘전설의 마녀’에 특별 출연한 김수미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자칫 무거웠을 교도소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전설의 마녀’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