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감독이 반전 기회를 잡았다. 19년 전처럼 다시 '히딩크 매직'을 선보일 수 있을까?
네덜란드는 17일(이하 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라트비아와 유로 2016 A조 예선서 6-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2승 2패 승점 6점을 기록한 네덜란드는 상위권 도약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네덜란드는 주축 선수들이 제 몫을 해내며 반전 기회를 갖게 됐다.
그리고 거스 히딩크 감독은 이날 경기의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퇴를 번복할 수 있는 승리를 거두며 한 숨 돌리게 됐다.

지난 13일 네덜란드는 멕시코에 2-3으로 패했다. 경기 후 네덜란드 언론은 "히딩크는 물러나야 한다"면서 압력을 넣고 있다. 설상가상 프랑크 데 부어 아약스 감독 등 히딩크의 제자들까지 "히딩크가 너무 늙었다"면서 사퇴를 종용했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라트비아전에서 패하면 사퇴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히딩크 감독은 네덜란드 사령탑에 부임 후 5경기 동안 1승 4패를 기록중이다. 지난해 9월 이탈리아전에서 0-2로 패했고, 최근 유로 2016 조별예선에서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 체코에 1-2, 아이슬란드에 0-2 완패했다. 조 최약체인 카자흐스탄에 3-1로 이긴 게 유일한 승리다. 특히 5경기에서 10골이나 내줘 경기당 평균 2실점 하고 있다.
네덜란드가 승리를 거둔 라트비아는 손쉬운 상대. 라트비아는 세계랭킹 99위에 올라있다. 네덜란드(5위)보다 94계단이나 뒤진다. 유럽축구연맹(UEFA) 가맹국 가운데 하위권이다.
라트비아전에 패한다면 사퇴하겠다는 이야기를 꺼낼 정도로 히딩크 감독은 절박했다. 결국 이날 네덜란드는 로빈 반 페르시를 비롯해 아르옌 로벤 등 주력 멤버들이 복귀하면서 라트비아를 상대로 손쉬운 경기를 펼쳤다.
경기 시작부터 압도적인 전력을 자랑하는 네덜란드는 라트비아를 몰아쳤다. 로벤과 이브라힘 아펠라이는 한 수위의 기량과 스피드를 바탕으로 수비를 괴롭혔다. 또 로벤은 위력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라트비아 골문을 위협했다.
승리를 거두며 경질설과 사퇴의 갈림 길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펼치게 됐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 본인에게는 여전히 부끄러운 상황이다.
1987년 PSV 에인트호벤을 시작으로 페네르바체,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그리고 네덜란드 감독과 한국 감독까지 성공적인 감독 생활을 이어갔다. 그동안 히딩크 감독은 14차례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국가대표 감독으로서는 1998 네덜란드와 2002 한국 감독으로 FIFA 월드컵 4강에 오르기도 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네덜란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라트비아전 승리는 잠시 한 숨 돌린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제 1995년 네덜란드를 처음 지도했을 때와 비슷한 행보다. 당시에도 히딩크 감독은 초반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후 위기탈출에 성공하며 반전 기회를 잡았다. 결국 19년만에 위기를 탈출한 히딩크 감독이 라트비아전 승리를 통해 네덜란드를 통해 어떤 반전을 만들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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