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미생' 안에 '성균관스캔들'의 향기가 묻어난다?
애청자들이 '미생'에서 드라마 '성균관스캔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는 재미있는 의견이 있다. 실제로 '미생'은 '성균관스캔들' PD가 연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성균관 스캔들'은 소설가 정은궐이 집필한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조선시대 청춘 4인방의 좌충우돌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룬 작품. KBS 2TV에서 지난 2010년 방송됐다.

현재 방송 중인 tvN '미생'은 윤태호 원작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윈 인터내셔널'이란 대기업을 배경으로 청춘 신입사원 4인방이 직장 생활에 적응해나가는 모습과 그 과정에서의 성장과 우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물론 주제나 배경이 전혀 다르고, '성균관 스캔들'이 제목 만큼이나 그 러브라인에 좀 더 충실한 모습이었고, '미생'은 이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가 살짝 곁들이는 양념에 지나지 않으나 관계 구도 면에서 일면 비슷한 점도 찾을 수 있다.
총명하고 독립적이며 주체성이 강한 여성 김윤희(박민영)-안영이(강소라)를 두고 세 명의 '꽃미남'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있다. 중심에서 극을 이끌며 우직히 이 여성을 보호해주는 이선준(박유천)-장그래(임시완), 내적 갈등을 겪는, 다소 어두운 다면적 캐릭터인 문재신(유아인)-장백기(강하늘), 가볍고 유쾌한 '깐족' 캐릭터이지만 진심어린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 구용하(송중기)-한석율(변요한)이다.
네 명 사이에는 미묘한 러브라인이 감돌지만 이보다 더 주목할 것은 이들 청춘들의 성장이였다. '성균관스캔들'은 여성이라는 사회적 한계에 직면한 윤희와 완고한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살던 이선준, 과거의 상처에 휘둘리고 아파하던 문재신과 가벼움으로 진심을 방관하던 구용하이 극이 진행되면서 점차 벽을 넘고 성장해 나갔다.
'미생' 역시 정글같은 직장 안에서 상대적 약자로 비춰지는 여자 신입 영이와 바둑이라는 자신의 세계에서 살다가 사회에 나온 장그래, 스스로 깨지고 깨닫기를 반복하며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는 장백기, 넓은 오지랖으로 한없이 가벼워보이지만 상대방을 위로할 줄 아는 석율은 점차 자신이 한계를 넘어 성장해간다.
모든 인물이 드라마의 수혜자이고, 캐릭터 뿐 아니라 배우의 성장이 수반된다. 주인공 박유천과 임시완은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의 성공한 사례로 꼽히는 인물이라는 것도 공통된다. 그리고 두 드라마 모두 배경이나 주제는 다르지만 일종의 청춘 성장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다.
연출을 맡은 김원석 PD는 "'성균관 스캔들'이나 '미생'을 굉장히 하고 싶었던 이유는, 보통 우리나라 드라마 시장이 워낙 로맨틱 코미디다 메디컬 드라마가 메인 스트림으로 자리잡고 있고 있고 또 사극 정통 사극 등 몇가지 한정된 장르 외에는 사실 만들기도,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원본 창작이 좋으면 그걸 가지고 내가 이렇게 만들겠다는 얘기를 하기가 쉽다"라며 "그걸 제대로 잘 못 만들었을 경우에 올 비난은 무섭지 않다"라고 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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