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원톱 스트라이커 없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희망을 걸었던 이동국(전북 현대)과 김신욱(울산 현대)의 출전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이번 중동 원정을 준비하면서도 이동국과 김신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박주영(알 샤밥)과 이근호(엘 자이시)를 처음으로 호출했지만, 두 선수가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의 포지션을 소화하지 못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시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것이 더 큰 고민거리다. 두 선수는 전형적인 원톱 자원이다. 박주영과 다른 공격수들은 이 선수들과 비슷한 특징이 없다"며 "우리는 제로톱과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 옵션이 있다. 그 중 두 번째 옵션을 사용하지 못하게 돼 고민이다"고 말한 바 있다.
감독 입장에서 하나의 공격 옵션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치명타나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대체 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 K리그에서는 이동국과 김신욱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원톱 공격수가 전무하다. K리그 클래식 득점랭킹 10위 안에 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는 이동국(1위)과 김신욱(10위)밖에 없다. 해외로 눈을 돌린다고 해도 지동원(도르트문트)밖에 없는데 소속팀에서 제대로 된 기회도 잡지 못했고 최근 부상까지 당해 경기 감각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과 김신욱이 아시안컵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두 선수 중 한 명이라도 희망적인 소식, 그러니까 재활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를 전해주면 좋겠다"며 이동국과 김신욱이 내년 1월 초에 열리는 아시안컵 전에 회복을 하길 바라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의 희망은 현실로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동국과 김신욱 모두 부상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고 있지만, 아시안컵 전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한 탓에 제대로 된 몸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수원 삼성전에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이동국은 지난 15일 포항 스틸러스 전에 출전했지만 우승 시상식을 위한 배려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부상 회복이 완전하지 않아서 훈련은 하지 못했다"고 밝힌 이동국은 "주치의와 상의해서 지속적으로 몸상태를 체크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뛰었던) 조성환도 같은 부위를 다친 후 계속 재발을 했다. 급한 마음에 서두르면 재발 가능성이 크다. 내년 시즌을 위해서 무리는 하지 않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다 낫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이 돼야 뛸 수 있을 것이다. 근육도 많이 빠져 있다. 경기 감각도 문제다"고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전했다.
김신욱의 사정도 좋지 않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오른쪽 종아리가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한 김신욱은 최근에서야 깁스를 풀고 걸어다니고 있다. 울산의 한 관계자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직후 다리에 통깁스를 하고 분당 집에 올라가 치료를 받았다. 최근에서야 깁스를 풀고 재활을 하고 있다"며 "일반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8주 이상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근육을 다시 만들고 경기에서 뛸 수 있는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각하면 아시안컵은 힘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제 슈틸리케 감독에게 남은 카드는 두 가지다. 이번 중동 원정을 통해 나머지 하나의 옵션인 제로톱을 극대화시키는 것과 새로운 원톱 공격수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마땅한 원톱 공격수를 발굴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요르단전과 이란전을 통한 최고의 공격진 옵션을 찾는 것이 더 나을 것으로 보인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