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투수 평균 31.9세' 롯데, 선수육성 시급하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17 14: 54

2008년부터 2012년까지 화려했던 시간을 보냈던 롯데 자이언츠는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구단 미래까지 감안했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세대교체가 느리다는 점이다. 이는 야수와 투수 모두 해당되는 일이다.
그나마 야수 쪽은 조금 낫다. 조성환이 은퇴를 선언했지만 정훈이 주전 2루수 자리를 꿰차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됐다. 그렇지만 좌익수는 롯데의 2년 묵은 숙제다. 올해만 14명의 선수가 좌익수로 출전했지만 그 누구도 주전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참고로 올해 롯데 좌익수의 타율은 2할4푼에 홈런은 단 5개 뿐으로 9개 구단 가운데 꼴찌였다.
진짜 문제는 투수다. 올해 20경기 이상 출전한 주전투수 가운데 가장 나이가 어린 건 장원준이었다. 장원준은 내년 만으로 30살이 된다. 게다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롯데에서 뛴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20대 선수 가운데 올해 1군에 10경기 이상 등판한 건 만 25세인 홍성민이 14경기, 만 27세 배장호가 16경기, 만 26세 이상화가 10경기에 나선 것이 전부였다. 10경기 이상 출전한 투수들의 평균연령은 31.9세였다.

구단의 미래를 생각하면 세대교체가 시급하다. 그런데 2군에서 올라 올 선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상위라운드 지명 선수들이 성장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약점이다. 2008년 롯데는 1차지명으로 장성우, 2차 1번으로 하준호를 뽑았고 2009년에는 오수호-진명호가 그 주인공이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전면드래프트였는데 1라운드 지명선수는 각각 홍재영(10)-김명성(11)-김원중(12)-송주은(13)이었다. 1차지명이 부활한 작년 드래프트는 김유영-문동욱 순서로 뽑았다.
이들 가운데 오수호와 김명성은 팀을 떠났다. 오수호는 2차 드래프트로, 김명성은 FA 보상선수로 각각 SK와 두산으로 향했다. 진명호와 김원중은 군복무 중이며 송주은도 군입대 예정이다. 올해 신인 문동욱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더욱 안타까운 건 2008년 2차 1번 하준호, 그리고 2010년 1라운드 홍재영이 뒤늦게 야수로 전향했다는 사실이다. 수많은 선수 가운데 1군 전력으로 남은 건 장성우 하나뿐이고 하준호는 야수로 올해부터 1군에 나왔을 뿐이다. 김유영도 1군 경험 차 올해 5경기에만 출전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선수 드래프트다. 최근 몇 년동안 롯데는 성적이 좋아 전면드래프트에서 후순위로 밀렸고, 이 시기에 지역연고 출신의 핵심선수들이 다른 팀 지명을 받고 떠났다. 경남고 출신 한현희가 대표적인 케이스. 롯데 젊은 선수들이 1군으로 올라오지 못한 건 드래프트 실패로만 볼 수는 없다. 다른 구단들도 1차, 혹은 2차 1번 선수들이 성장하지 못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그보다는 선수 육성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롯데는 올해 16명의 코치(2군 감독 제외)로 시즌을 보냈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코치가 적은 구단이 롯데였다. 최근 드림팀(3군)을 신설했지만 코칭스태프 수는 아직도 부족하다. 참고로 삼성은 23명, 넥센은 20명, LG는 22명, NC는 21명의 코치를 뒀다.
코치 숫자가 적기 때문에 선수들을 세심하게 가르치는 것도 어렵다. 게다가 과거 롯데에서 코칭스태프가 구단 눈치를 보며 과감한 훈련지도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선수는 "구단 실권을 쥐었던 인물이 2군 코치들까지 세세하게 간섭했다. 코치님들은 자리가 불안정하다 보니 어쩔 수없이 구단이 시킨 일까지만 하셨다. '잘못 가르쳤다가 비싼 선수 다치면 책임 질거냐'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고 한다"고 증언했다.
신임 이창원 사장은 "선수 드래프트와 육성에 힘을 쏟아 리빌딩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그에 맞춰 상동구장에 대대적인 투자와 코칭스태프 보강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육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건 구단의 인내심과 지속적인 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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