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김대명-'피노키오' 진경, 드라마 살리는 신의 한수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4.11.20 06: 59

능청스러운 연기로 드라마의 맛을 살리는 이들이 있다. 이들 덕분에 드라마는 더욱 풍성해지고, 보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최근 연기 잘하는 이들의 집합소가 된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의 김대명과 웰메이드 드라마로 호평 받는 SBS 새 수목드라마 '피노키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의 진경, 두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 조연이라기엔 상당한 존재감
김대명은 영업3팀의 김대리 역을 맡았다.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짓는  그의 인기는 신입4인방을 압도한다. 처음에는 장그래(임시완)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그이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장그래를 위하는 마음 따뜻한 조력자다. 그렇기에 장그래가 가장 먼저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은 선배이기도 하다. 위에는 과장, 아래로는 사원을 둔 김대리는 매일 고군분투한다. 오과장을 보좌하고자 '맞는 연기'를 펼치기도 하고, 박과장(김희원)에게 당하기만 하는 장그래에게 '장기수'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그 나름의 위로를 건넨다.

진경은 베테랑 방송기자 송차옥으로 분했다. 악바리 중 악바리로, 1회 속 차옥의 '독한' 면모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차옥은 주인공 최인하(박신혜)의 엄마이자, 최달평(신정근)의 전처로, 여자의 삶이 아닌 기자의 삶을 택한 냉철한 직업인이다. 어린 아이에게 "아버지가 살아 있어 기쁘죠"라는 질문을 던지고, 뉴스를 전해야 한다면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팩트 보다 임팩트를 중요하게 여기는 그 덕분에, 그가 속한 MSC 방송국은 조미료 MSG로 불린다.
◇ 연기의 달인들…몰입도 갑
선한 인상과 건장한 체구, 다소 촌스러운 헤어스타일. 김대리는 어딘가에 실제로 존재할 법한 직장인의 모습이다. 세련된 외양은 아니지만, 그 모습 그대로 인간미가 느껴진다. 특히 아기자기한 에피소드에서 그의 연기가 빛난다. 애드리브인지 연기인지 구분이 모호할 만큼, 자연스러운 생활연기 덕분이다. 시말서부터 준비하겠다는 그의 대사, 장백기(강하늘)와 안영이(강소라)의 관계를 미심쩍게 지켜보는 모태솔로의 눈빛 등은 '미생'을 더욱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포인트다.
김대명이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이라면, 진경은 '뉴찢녀'다. 뉴스 화면을 찢고 나온 듯, 단정한 외모와 정확한 발음이 진짜 방송기자는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12뉴스'를 진행하는 신용철 SBS 아나운서에게 자문을 받는 등 꼼꼼하게 캐릭터를 준비한 덕이다. 그는 화재 현장임을 강조하고자 먼지가 없음에도 마스크를 끼고 리포팅을 하고,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매서운 그의 눈빛은 '카리스마' 그 자체였다.
◇ 하루아침에 나타난 배우들이 아냐
김대명과 진경. 두 사람의 공통점은 갑자기 나타난 배우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둘 다 각자의 영역에서 차근차근 걸어왔다. 브라운관에선 아직 낯설지만 김대명은 뮤지컬과 연극으로 실력을 쌓았다. 영화 '더 테러 라이브'(2013)의 범인 목소리로 유명하다. 이밖에도 영화 '방황하는 칼날' '표적' '역린' 등에서 감초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김대리와 180도 다른 성매매 업자까지 매 작품마다 색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연기가 특징이다.  
진경은 29세에 늦깎이 연극배우로 출발했다. 현재는 꽤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믿고 보는' 배우다. KBS 2TV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에선 코믹 연기를 보여주는가 하면, 영화 '감시자들'(2013)에선 지적인 인물을 맡아 작품을 이끌었다. 덕분에 제 5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KBS 2TV 드라마 '참 좋은 시절'에서는  철부지 캐릭터로 분해 류승수와 환상의 호흡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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