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 총괄, 마무리캠프에서 부업 하는 이유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8 10: 30

SK 마무리훈련에 거물급 배팅볼 투수가 떴다. 최근 프런트로 자리를 옮긴 박경완 육성총괄이다. 예정보다 길어진 일정, 예상과는 다른 할 일 등이 겹쳤지만 박경완 총괄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은퇴를 결정한 뒤 올해 SK의 퓨처스팀(2군)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박경완 총괄은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구단 프런트의 신설 부서이자 최근 구단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육성파트의 총괄직을 맡았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2군 감독을 맡은 것이 파격이었던 것처럼 이번 육성총괄 임명도 파격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프런트 보직이기는 하지만 구단 전반을 두루두루 살필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귀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박 육성총괄은 지난 7일 SK의 마무리훈련이 진행 중인 가고시마를 찾았다. “선수 때도 마무리훈련을 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훈련 명단에서 빠지거나 재활 중이었다”라고 웃은 박 총괄은 새로운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선수나 지도자가 아닌, 프런트로서 해야 할 일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업무 파악 및 적응에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 총괄은 캠프 곳곳을 누비며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일정도 길어지고 있다. 당초 3박4일 일정으로 훈련장을 찾은 박 총괄이었다. 그러나 체류 일정이 연장됐다. 박 총괄은 “옷부터 시작해 가벼운 짐으로 들어왔는데 체류 일정이 길어져 여기서 모든 것을 다 샀다”라고 웃었다. 원래 업무 계획에 없었던 부업(?)도 시작했다. 박 총괄은 합류 후 선수들에게 꾸준히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다. 하루에 2시간 정도, 많으면 400개 이상의 배팅볼도 던지고 있다.
한 달 이상의 일정이다 보니 배팅볼을 던져주는 직원들도 힘이 들기 마련이다. 돌아가면서 쳐야 하는 선수들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기회가 많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모든 선수를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은 죽을 맛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 한 개를 허투루 던져줄 수도 없다. 선수들의 훈련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을 다해 던지다보면 하루 일과가 끝난 뒤 녹초가 되기 일쑤다.
그런 직원들 앞에 등장한 구세주(?)가 바로 박 총괄이었다. 박 총괄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휴식 시간 때 조금 던져달라고 부탁해서 던졌다. 그런데 그게 계속되고 있다”라고 껄껄 웃었다. 최근에는 아예 오후 타격 훈련을 앞두고는 스스로 배팅볼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감이 남아 있는 박 총괄의 배팅볼은 예리하고 던지는 간격도 짧다는 것이 선수들의 공통된 의견. 웃음을 터뜨린 박 총괄은 “나도 아침마다 웨이트를 하고 있다”라며 싫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박 총괄뿐만 아니라 코치들도 돌아가며 배팅볼을 던져주며 선수들의 기를 살리고 있다. 17일에는 박 총괄에 이어 백재호 코치가 직접 팔을 걷어붙였다. 아무래도 코치들이 던져주는 배팅볼은 선수들이 좀 더 집중을 하기 마련이다. 김용희 감독도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켜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고 때로는 직접 볼을 던져주며 선수들의 기를 살리고 있다. 코칭스태프들의 솔선수범 속에 SK 마무리훈련도 순조롭게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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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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