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환(삼성)이 데뷔 첫 FA 권리를 행사한다.
윤성환은 17일 배영수, 안지만, 권혁(이상 투수), 조동찬(내야수)와 함께 FA 신청을 마쳤다. 2004년 프로 무대에 뛰어든 뒤 10년 만의 첫 FA 자격 취득. 그만큼 부상없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다. 18일 오전 윤성환과 통화가 닿았다. 그는 "아직까지 (FA에 대해) 실감나진 않는다. 계약을 하면 또 모를까"라고 말했다.
윤성환은 안지만, 장원준(롯데)과 더불어 투수 FA 빅3으로 꼽힌다. 선발 보강을 추진 중인 일부 구단에서는 윤성환이 외부 시장이 나오길 학수고대한다는 후문. 지난해 장원삼의 4년간 총액 60억원도 훌쩍 뛰어 넘을 분위기다. 사상 첫 100억 시대가 열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윤성환은 "언론에서 나에 대해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면서 "구단에서 생각하는 부분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구단 측의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른바 '비교 잣대'는 없다.
윤성환의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 2008년 선발 투수로 전향한 뒤 5차례 10승 고지를 밟았다. 올 시즌 성적은 12승 7패 평균 자책점 4.39. 윤성환은 넥센과의 한국시리즈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드러냈다.
윤성환은 삼성이 거둔 한국시리즈 4승 가운데 2승을 직접 책임졌다. 1패를 안고 치렀던 2차전에 선발로 나와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반격의 승리를 이끌었던 윤성환은 3승2패로 앞선 6차전에서도 선발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한국시리즈 2경기 모두 선발승을 거둔 윤성환은 평균자책점 1.38로 위력을 떨쳤다. MVP는 홈런 4방을 폭발시킨 야마이코 나바로가 차지했지만 마운드에서는 윤성환의 존재감이 최고였다.
윤성환은 140km대 후반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 구속을 갖추지 못했지만 다양한 구종을 골고루 활용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경기운영 능력으로 넥센 타선을 교란했다. 6차전에서는 불굴의 투혼까지 보여줬다.
윤성환은 6차전 선발로 나와 공을 던지던 중 오른쪽 엄지손톱이 깨지는 부상을 입었다. 손톱에서 피가 새어나왔지만 윤성환은 아랑곳하지 않고 투구를 계속했고, 자신에게 주어진 6회말까지 제 역할을 다했다. 팀이 선발투수에게 기대하는 것들을 빠짐없이 해주는 피칭이었다. 리그 최고의 오른손 선발 투수다운 모습이었다.
그는 "1년간 부상없이 풀타임으로 뛸 수 있는 체력과 꾸준함 그리고 기본 10승을 거둘 수 있는 게 나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윤성환의 나이는 만 33세.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했던가. 윤성환은 "주변에서 나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데 괜찮다. 몸관리는 자신있다. 술과 담배도 하지 않았고 후배들보다 더 잘 뛰면 잘 뛰지 뒤지는 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데뷔 첫 FA 자격을 취득한 윤성환이 투수 FA 빅3답게 잭팟을 터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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