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서건창(25)이 야구 인생 최고의 날을 맞이했다.
서건창은 18일 서울 양재동 더 K 호텔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MVP, 최우수 신인선수 및 각 부문별 시상식에서 타격 3관왕(안타, 타율, 득점)에 이어 시즌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서건창은 유효표 99표 중 77표를 차지했다. 부상으로는 트로피와 자동차 K7이 주어진다.
서건창은 2012년 신인왕을 수상할 때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되겠다"고 말했던 그는 약속대로 올해 최다 안타, 최다 득점, 최다 멀티 히트 등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고 역대 첫 시즌 200안타를 달성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맞이했고 그 결과 대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시상식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 임한 서건창과의 일문 일답.
- 넥센에 와서 성공할 수 있었는데.
▲ 넥센이라는 팀에 온 게 행운이다. 저를 이끌어주신 이장석 대표님께 감사하다. 제가 처음에 부족할 때도 믿어주신 김시진 전 감독님, 박흥식 코치님이 안 계셨다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시스템적으로 다른 면이 있다면.
▲ 다른 팀은 가보지 못했지만 다른 팀에 비해 확실히 자율적으로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돼 있다.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 덕분에 저 같이 어린 선수도 야구만 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것 같다.
- 홀어머니에 대한 감사함이 남다를 것 같은데.
▲ 어머니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서부터,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겠지만 꼭 성공해서 보답해야 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지금이 끝이 아니라 더 보답하고 효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주마등처럼 지나갔다고 했는데 어떤 것들이 생각났나.
▲ 첫 해 때 부족함에도 신인상을 받았는데 2013년에 뭔가 더 잘해보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중간에 부상도 생기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슬럼프도 온 것 같다. 그 여파로 올 캠프부터 기대감도 있지만 부담감도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떨쳐내느냐가 중요했다. 그 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 올 시즌 달성한 기록 중 애착이 가는 기록은.
▲ 모든 기록은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그중에서도 뽑자면, 200안타가 최초였기 때문에, 대선배들과 이름을 같이 올려 영광이다. 또 중요한 것은 제가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많이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득점에도 큰 의미를 두고 싶다.
- 불과 3년 전과 지금은 다른데 힘든 시기 버티게 해준 원동력은.
▲ 제가 항상 높은 곳을 보면서 꿈을 꿔왔지만 이렇게 빨리 현실로 다가올 줄은 몰랐다. 낮은 곳에 있었지만 항상 좋은 생각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아직 저는 정말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많은 숙제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만족이라는 말은 할 수가 없다. 어려웠을 때, 야구를 떠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지금 유니폼을 입고 팬들 앞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낄 수 있어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한다.
- 더 이루고 싶은 목표는.
▲ 이제 시작이라고 하는 것은, 이런 좋은 성적이 올해 처음이라서 내년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그런 부분은 겨울에 얼마나 준비를 잘 하냐의 마음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음을 잘 먹으면 성적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한 해라는 이야기 듣지 않으려면 이제 다시 시작이다.
- 신인왕 박민우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 처음에 민우 나이를 듣고 깜짝 놀랐다. 같은 포지션에 도루 하는 스타일 자체가 비슷하다. 기술적인 면도 그렇고 체력도 힘들텐데 3할 가까운 타율에 도루를 50개나 한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선수기 때문에 특별히 해줄 말은 없다.
- 팬들을 흥분시키는 게임 메이커가 되겠다고 했는데.
▲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점수가 나야 이기는 스포츠기 때문에 많이 나가서 베이스를 훔치고 하는 부분을 팬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많이 나가서 팀이 많이 이기는 모습을 많이 보이면 팬분들도 더 좋아하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 연봉 대폭 인상이 기대된다.
▲ 그동안은 게임에 집중하느라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는데, 강정호, 박병호 형의 사례를 보면 저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대표님이 알아서 잘 책정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대하고 있다.
- '백척간두 진일보'라는 말은 준비해온 멘트인가.
▲ 가족들이 좋은 말이라고 찾아보라고 해서 찾아본 적이 있는데 뜻을 보니 제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인 것 같고 저한테 딱 맞는 말인 것 같았다. 그래서 부담을 무릅쓰고 말했는데, 그 말대로 앞으로는 한 발 앞이 낭떠러지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내녀 시즌을 준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표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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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