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기성용-박주호, 느낌표 아니지만 물음표 없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1.18 23: 48

명불허전이었다. 기성용(스완지 시티)-박주호(마인츠) 중원 조합이 성공리에 실험을 마쳤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친선경기서 0-1로 배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이란전 3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연패의 아쉬움을 떨쳐내려던 한국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배하며 아자디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이란전 역대 전적은 9승 7무 12패.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성용-박주호 중원 조합을 선택했다. 요르단전서 좌측면 수비수로 출전해 전반을 소화했던 박주호가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한 게 눈에 띄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 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앞서 요르단전서는 한국영과 장현수를 중앙 미드필더로 실험했다. 지난달 코스타리카전서는 기성용-장현수 조합이 중용됐고, 기성용-한국영 듀오가 선택을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기성용의 파트너로 박주호를 점찍었다. 박주호는 본업이 레프트백이지만 2014 인천아시안게임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한국의 금메달 획득에 크게 공헌한 바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점을 주목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 발표 직전 마지막 평가전인 이란전서 박주호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우며 멀티 능력을 시험했다.
기성용과 박주호는 전반 중반까지는 다소 엇박자를 냈다. 무리한 개인기와 패스 미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안정을 되찾으며 제 기량을 발휘했다.
'중원사령관' 기성용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도맡았다. 후반 들어서는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전매특허인 킥력을 과시했다. 중원에서 변함없는 활약으로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박주호의 역할은 조금 달랐다. 공수 연결고리는 물론 한국 진영 깊숙한 곳까지 내려와 협력수비를 펼쳤다.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하며 한국의 뒷마당에 힘을 실었다. 박주호의 멀티 능력이 다시 한 번 증명된 한 판이었다.
이로써 기성용의 짝을 차지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인 한국영과 멀티 자원인 장현수, 그리고 경험 많은 박주호까지 가세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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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호-기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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