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더 이상 떠올릴 필요가 없다. 대신 내용은 꼭 기억해야만 한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친선경기서 0-1로 배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이란전 3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2연패를 복수하려던 한국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배하며 또 다시 아자디 스타디움의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또한 이란전 역대 전적은 9승 7무 12패가 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과는 빨리 잊는 것이 좋다. 석연치 않은 판정 때문이다. 한국은 후반 37분 프리킥 위기서 실점했다. 자바드 네쿠남이 찬 공이 골대를 두 차례 맞고 문전으로 흘러나온 것을 골키퍼 김진현이 잡으려 했다. 그러나 사르다르 아즈문이 문전으로 파고들며 김진현과 충돌한 뒤 공을 집어 넣었다. 아즈문의 반칙이 선언돼야 했지만 주심은 득점을 선언했다.

패배를 인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수밖에 없다. 해당 실점이 없었다면 패배할 가능성도 매우 낮아진다. 이 때문에 슈틸리케 감독도 주심의 판정에 분노하며 제대로 된 심판진이 참여한다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내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이란과 붙더라도 한국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바로 내용이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이란을 거세게 몰아쳐 우위를 점했다. 전반전은 사실상 한국의 흐름이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손흥민과 이근호, 이청용을 내세운 공격진은 이란 수비진을 지속적으로 흔들었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했다. 거침 없는 공격 속에서도 골 결정력의 부재에 시달린 셈이다. 골 결정력의 필요성은 잊어서는 안된다.
이란전만 그랬던 것은 아니다. 앞서 열린 요르단전에서도 한국은 골 결정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확연하게 느꼈다. 비록 1-0으로 이기기는 했지만 만족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었다. 요르단전 또한 이란전과 마찬가지로 결과는 잊고 내용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제 50여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위해서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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