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미안했다” 이대수의 진심과 각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9 13: 01

우여곡절이 많았다. 기대도 컸지만 그만큼 실망감도 컸다. 그래서 미안하다고 했다.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대수(33, SK)는 올해의 미안함을 내년 성적으로 갚겠다는 각오로 뭉쳐 있다.
가고시마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SK는 고참급 선수들의 주도 속에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숨은 주역 중 하나가 이대수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박진만이 이번 캠프에 합류하지 않음에 따라 이대수는 내야 최선임이 됐다. 그러나 요령이나 대충대충은 없다. 가장 파이팅 넘치는 목소리로 전체 수비 훈련을 주도하고 있다. 유니폼엔 흙이, 이마에는 땀이 가득하다.
이대수는 지난 6월 SK와 한화가 단행한 1대2트레이드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SK는 수비력을 갖춘 내야 자원이 필요했다. 박진만이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성현 박계현 등 젊은 선수들은 수비가 불안했다. 수비 때문에 내준 경기도 여럿 있었다. 이대수에게 거는 기대치는 내야 수비 안정화였다. 즉시전력감 포수인 조인성을 내주는 출혈도 감수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썩 좋지 않았고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함에 따라 자리를 잡지 못했다. 대부분 2군에 있었다. 올해 출전도 고작 15경기, 타율은 1할6푼에 불과했다.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도 볼 수 있다. 누군가를 원망할 수도, 현실을 한탄할 수도 있는 여건이었다. 그러나 이대수는 그렇지 않았다. 올해에 대한 이야기에 이대수는 “힘들다기보다는 그냥 미안했다. 트레이드까지 해서 왔는데 팀이 어려울 때 보탬이 되지 못했다”라고 미안함을 드러냈다. 구단, 그리고 팬들의 기대치에 자신이 미치지 못했다며 담담하게 올해를 돌아본 이대수다.
그래서 내년에는 잘해야 한다. 트레이드로 데려올 정도로 가치가 있는 선수였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몸 상태도 많이 회복된 상태고 열의도 가득하다. 이대수는 “이제는 내야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내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모범이 될 수 있다”며 스파이크 끈을 꽉 묶고 있다. 주전 경쟁도 중요하지만 베테랑 선수로서 해야 할 일들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대수다. 김용희 감독의 지론과도 완벽하게 부합한다.
SK는 현재 최정 박진만 나주환까지 세 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었다. 다 잡으면 좋겠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때문에 김 감독은 이대수를 내야의 멀티 플레이어로 보고 있다. 주로 유격수 및 3루수를 봤던 이대수지만 가고시마에서는 2루 수비에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도 하다. 유격수와는 모든 플레이가 반대가 돼 쉽지 않은 여건이지만 이대수는 “하다보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144경기 체제에 대비해 체력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대수가 2014년의 빚을 깨끗하게 갚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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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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