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불운 없다’ 윤희상이 다시 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19 06: 21

불운의 연속이었다. 말 그대로 ‘운이 없어’ 모든 것이 통째로 사라졌다. 하지만 잊기로 했다. 한탄하고 앉아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SK 우완 에이스인 윤희상(29, SK)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2014년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불운했던 선수는 단연 윤희상이었다. 부상을 당해 시즌을 접었다. 사연은 당황스러웠고 또 황당했다. 타구에 급소 부위를 맞아 한동안 고생하더니 결국 타구에 손등을 맞고 불운의 절정을 찍었다. 그것도 하필 오른손이었다. 정상적으로 뛴다면 1년에 10승이 가능한 투수를 잃은 SK는 망연자실 속에 표류하기 시작했다. 시즌 막판 4강 경쟁까지 치고 올라간 SK지만 역설적으로 윤희상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시즌이었다.
윤희상의 마지막 등판은 5월 16일이었다. 그 후로는 쭉 재활군에만 머물렀다. 인고의 시간이었다. 손등은 의학적인 회복은 물론 마음의 응어리를 풀어내는데도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윤희상의 얼굴에는 다시 희망이 떠오르고 있다. 몸도, 마음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다. 팀 내 기대치는 여전히 유효하다. 가고시마 마무리훈련에 참여한 많은 이들의 시선이 윤희상으로 향해 있다.

재활은 거의 마무리 단계다. 뼈는 다 붙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쓰지 않았던 부위인 만큼 근력이 붙는데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캐치볼을 하는 수준이고 조만간 불펜에서 가벼운 피칭도 소화할 예정이다. 나머지 수비 훈련은 모두 정상적으로 소화하고 있다. 윤희상은 “몸이 좋은 상태라면 던지고 싶은 욕구가 많을 텐데 아직은 그 단계가 아니라 그렇지가 못하다”라면서도 “스프링캠프에 맞출 생각이다”라며 계획을 밝혔다.
지나간 불운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윤희상은 올해의 불운에 대해 담담한 목소리로 “어차피 지나간 일 아니겠는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제는 앞을 바라본다. 복귀를 위한 모든 절차를 순조롭게 마쳐가고 있다. 시즌 중에도 다친 오른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성실하게 운동을 했던 윤희상이다. 이제 오른손의 근력이 붙고, 실전 감각을 되찾는다면 언제든지 10승 투수의 면모로 되돌아갈 수 있다.
윤희상의 몫은 절대적이다. SK는 팀을 이끌었던 에이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팀을 떠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윤희상의 정상적인 복귀가 중요하다. 토종 에이스로서 팀 선발 로테이션을 이끌어가야 하는 중책이 그의 어깨에 올라 있다. 대외적인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며 복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윤희상이 다시 뛰고 있다. 윤희상이 다시 뛰어야 SK도 다시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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