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패턴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이란전 패배의 패턴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아자디 스타디움서 열린 이란과 친선경기서 0-1로 배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이란전 3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연패의 아쉬움을 떨쳐내려던 한국은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패배하며 아자디 스타디움의 악몽에 시달리게 됐다. 이란전 역대 전적은 9승 7무 12패.
이번 원정으로 인해 한국은 또다시 이란에게 똑같은 패턴으로 패배를 당했다.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하다 선제골을 허용하고 무너지는 패턴이다. 최근 3연패를 하는 동안에도 한국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기를 잘 펼치고도 패하는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말 그대로 케이로스의 저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9년 2월 원정서 한국은 이란의 자바드 네쿠남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후반 38분 박지성의 동점골이 없었다면 그대로 무너졌다. 당시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기성용은 후반 호세인 카에비와 신경전에 말려 옐로카드를 받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기성용이 상대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직접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했고 상대 골키퍼가 막아내지 못한 볼을 박지성이 문전에서 달려들며 머리로 집어 넣었다. 헤딩 슈팅이 아니라 머리부터 온 몸을 던진 듯한 모습이었다.
당시도 한국은 최전방에 뚜렷한 공격수가 없었다. 정성훈(은퇴)과 이근호가 전방 공격수로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또 박주영은 후반 막판 투입됐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따라서 기성용과 박지성의 집중력이 없었다면 패배나 다름 없었다.
이후 열린 최종예선 경기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명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인해 상대에게 골을 허용했다.
특히 2012년 10월 16일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 내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이날 경기서 한국은 수적 우세속에 경기를 펼쳤다. 후반 10분 마수드 쇼자에이가 퇴장까지 당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골대만 2번 맞추면서 한국은 흔들렸고 결국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패배를 맛보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첫 패배를 기록한 한국은 A조 1위를 유지했지만 2승1무1패 승점 7점으로 이란(2위)과 같은 승점을 기록하게 됐다. 골득실(한국 +5, 이란 +1)에서 앞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한국은 우즈베키스탄(1승 2무, 승점 5)의 추격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 열렸던 2013년 6월 18일의 경기도 주도권은 한국이 잡고 있었다. 당시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여러가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인해 부담이 컸다. 따라서 대표팀은 초반부터 강력하게 상대를 몰아쳤다. 하지만 결과는 0-1 패배였다.
설상가상 당시 케이로스 감독은 승리를 거두고 한국에 감자 세리머니를 펼쳤다. 케이로스 감독 본인도 스스로 인정했을 정도. 하지만 한국은 경기에서 패하면서 제대로 얼굴을 들지 못했다.
이번 이란 원정서도 한국은 무조건 승리를 거두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완벽하게 아시아 축구 뿐만 아니라 상대를 완벽하게 만들 상황은 아니었다. 결국 이란전에서 매번 패했던 경험을 곱씹어야 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내년 호주 아시안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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