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해민, "2년차 징크스? 내 노력에 달려 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11.19 10: 38

박해민(삼성 외야수)에게 2014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남을 것 같다.
박해민은 올 시즌 삼성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꼽힌다. 그가 없었다면 삼성의 4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박해민은 올 시즌 1군 전력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까지 1군 경기에 한 차례 출장한 게 전부였고 올 시즌 전훈 캠프 명단에도 포함되지 못했으니 그럴 만도 했다.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박해민은 대수비 또는 대주자 요원에서 1군의 주축 선수로 신분 상승했다.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박해민은 올 시즌 119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7리(310타수 92안타) 1홈런 31타점 65득점 36도루를 기록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누구 하나를 꼽기는 힘들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박해민의 활약이 내겐 즐겁다"며 "전지훈련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선수가 스스로의 노력으로 재능을 떨치는 모습이 기특하지 않나. 이런 선수들이 자꾸 나와줘야 한다 해민이가 지금의 성과에 절대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도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박해민은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왼손 약지 인대를 다치는 악재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삼성의 사상 첫 4년 연속 통합 우승에 큰 공을 세웠다. 다음은 박해민과의 일문일답.
-손가락 상태가 궁금하다.
▲많이 좋아졌다. 병원에서도 3주간 깁스를 하고 나면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박해민에게 올 시즌은 기쁨 그 자체일 것 같다.
▲올 시즌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 올스타전에 참가했고 신인왕 후보에도 올랐다.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없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경험했으니 어느 정도는 만족하는 시즌이다.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 만점에 95점 정도 아닐까. 시즌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져 내가 할 수 있는 주루와 수비 부문에서 실수를 범했고 한국시리즈 때 부상을 당하는 바람에 팀에 폐를 끼친 부분은 아쉽다. 그래도 1군에 올라와서 이만큼 할 것이라 기대도 하지 않았고 예상도 못했기에 90점 이상은 줄 수 있을 것 같다.
-류중일 감독은 시즌 도중 박해민의 우타 복귀 계획에 대해 드러낸 적이 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하고 잇는데 손가락 부상이 없었다면 곧바로 운동을 시작해서 우타 복귀를 했을텐데 아프니까 운동을 못 해 여러 부분에서 부족하다. 당장 운동을 시작해도 모자랄 판에 다치는 바람에 아쉽다. 한편으로는 오른손으로 타격을 하면 지금껏 왼쪽 타석에서 내가 보여줬던 여러가지 장점들을 어느 만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좌타 있을때 장점을 포기해야 하니까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도 오른손으로 바꾸는 건 내가 어느 만큼 노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어떻게 보면 모험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노력에 모든 게 달려 있다. 깁스를 풀고 나면 기본 재활도 해야 하고 당장 시즌이 있는 건 아니니 천천히 하려고 한다. 오른손으로 바꾼다면 조급해질 것 같기도 하다. 일단 깁스를 풀고 나서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파트와 상의해봐야 한다.
-데뷔 첫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적인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겨우내 보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올 겨울에 중점을 둘 부분이 공격력과 체력 강화다. 나의 장점인 주루와 수비를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공격력과 체력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할 생각이다. 올해는 2군 전지 훈련에 참가했었고 내년에는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다면 1군 전지 훈련에 갈 것 같은데 코치님께서 주시는 스케줄을 잘 소화하면 잘 버틸 수 있지 않을까.
-체중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는가.
▲그 생각도 하는데 무작정 체중을 늘리는 게 아니라 근육량을 늘려 체력을 키우고 싶다.
-김평호 코치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내년에는 박해민을 도루왕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먼저 내가 가진 능력을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출루 기회가 많아야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그런 부분에서 공격력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누상에 나가 많이 뛰다 보면 체력적인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도루왕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도루에 대한 욕심은 많기 때문에 앞으로 야구를 더 오래 하기 위해서는 공격력과 체력 부분에 중점적으로 신경써야 한다.
-이른바 '2년차 징크스'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런 말을 들으면 솔직히 걱정이 되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게 심리적인 부분이라고 본다. 한해 잘 하면 견제가 들어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해 성적에 만족하고 발전을 꾀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부진할 수 밖에 없다. 내가 '이 정도면 되겠구나' 생각하는 순간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린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더 나은 성적을 위해 노력한다면 2년차 징크스에 대한 걱정은 줄어들 것 같다. 상대가 나를 분석하는 만큼 나도 상대를 분석하고 올해보다 2~3배 더 노력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올 시즌 연봉은 2400만원이다. 현재 분위기라면 대폭 인상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은데.
▲내가 한 만큼 받는다고 본다. 아직 협상을 하지 않았고 구단의 생각을 들어본 게 아니라 뭐라 말할 수 없지만은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1군 1년차니까 구단에 내 목소리를 낼 시기와 위치는 아니다. 내 목소리를 내지 않고 구단에서 평가해주시는대로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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