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현의 ML통신]해사 생도에서 메이저리거 꿈 이룬 드레이크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4.11.19 13: 30

[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볼티모어 오리올스가 19일(이하 한국시간)우완 불펜 투수 올리버 드레이크와 메이저리그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드레이크로서는 마이너리그 7시즌 후에 이룬 메이저리그 드림이다. 동시에 해군장교라는 꿈을 포기한 대가를 7년 만에 수확한 것이기도 했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볼티모어는 43라운드에서 순번이 오자 해군 사관학교 2학년 생 투수인 드레이크를 지명했다. 전체 1,286번째 순위였다. 지명한 볼티모어야 ‘혹시나’ 했을 수도 있지만 제 3자가 보면 ‘그랬나 보다’할 순위다. 지명 당한 당사자 역시 자신이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려질지 아닐지에도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막상 43라운드에서라도 원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2년만 더 공부하면 해군 장교가 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야구부 주장까지 했지만 드레이크가 졸업한 학교는 대학진학이 주된 목표인 사립 기숙학교였다. 그러나 어릴 때 꿈이 되살아났다.
한 달여를 고민한 끝에 자퇴원서를 냈고 다행히 학교에서 이를 받아줬다. 그리고 2008년 8월 볼티모어 산하 루키리그 팀인 블루필드 오리올스 유니폼을 입었다. 
해사 1학년 생도로 드레이크는 10경기에 선발 등판, 67이닝을 던지며 3승 3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성적이지만 해군사관학교 역사상 가장 좋은 성적을 낸 1학년 생도 중 한 명이었다. 2학년 때는 팀의 제 2선발로 위치가 올라갔고 80.1이닝을 던지면서 6승 3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K/9=8.74였다.
프로에 들어온 드레이크는 선발이 아닌 불펜 투수로 뛰었다. 하지만 2009년 마이너리그 싱글A에 올라간 뒤에는 선발 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처음 두 시즌은 승격이 더뎠으나 2011년 한 시즌에 싱글A+에서 더블A를 거쳐 마침내 트리플A 노포크까지 고속으로 승격했다.
하지만 호사다마였다. 어깨에 통증이 왔고 결국 2011년 8월 수술대에 올랐다. 성공이 눈 앞에 보이던 순간에 찾아온 좌절이었다.
수술에서 회복된 드레이크는 2012년 시즌 후반기에 더블A 보위 베이삭스 소속으로 3경기에 선발로 등판하면서 재기에 시동을 걸었다. 2013시즌에 들어서면서 드레이크는 불펜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19경기에 나서 31이닝을 던지며 3승 8세이브를 올렸다.
어깨 수술에서 완전히 회복 되었음을 알린 것은 지난 시즌이었다. 승격은 없었지만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 임무가 맡겨졌다. 50경기에 등판했고 52.2이닝을 던지는 동안 31세이브 2승 4패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했다. WHIP=1.101, K/9=12.1, BB/9=2.9였다. 피홈런은 2개를 허용했다.
9월에도 메이저리그 등판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고 마이너리거 신분으로 FA가 됐지만 이날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 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2008년 볼티모어 산하 루키리그에서 경기에 나서기 시작한 직후 드레이크는 지역 신문인 블루필드 데일리 텔레그라프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린 시절 부친과 함께 펜웨이 파크를 찾으면서 꾸었던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을 이야기 했다. 그리고 자신의 앞 날에 대해 이야기 했다. “내가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갈지 여부는 내가 결정할 일이 아니다. 그냥 등판기회가 주어지면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뿐이다. 그런 다음은 구단이 결정하는 것을 기다리면 된다.”
 
baseball-reference.com에 의하면 미국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선수는 지금까지 드레이크 포함해서 10 명이다. 이 중 지난 시즌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선수는 3명이었다. 모두 마이너리거다. 하지만 내년 시즌 미국 해군 사관학교는 적어도 한 명의 동문 메이저리그 선수를 갖게 됐다. 
nangapa@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