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과 한 번 해보고 싶다".
FA 자격을 얻은 한화 외야수 김경언(32)이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9일 FA 신청선수 19명을 공시한 가운데 김경언은 한화 선수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01년 프로 데뷔 후 14년 만에 얻은 FA 자격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94안타 8홈런 52타점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가치가 올랐다. 데뷔는 KIA에서 했지만 2010년 시즌 중 한화로 트레이드된 뒤 어느덧 5년을 뛰며 정이 많이 들었다.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김경언은 "한화는 제2의 고향이다. 내게 기회를 많이 준 팀이고, 정도 많이 들었다"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면서 그는 김성근 감독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성근 감독님이랑 같이 하고 싶다. 선수생활 막바지인데 감독님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는 것이 김경언의 말이다.
김경언은 FA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무리캠프 참가를 자청했다. 새롭게 부임한 김성근 감독에게 배워보고 싶다는 열정 때문이었다. 오키나와에서 연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며 약점으로 지적되는 수비 부분에서 김 감독에게 집중 지도를 받고 있다.
김경언은 "감독님은 선수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지도를 해주신다. 각자 야구하는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맞춰 일일이 1명씩 가르쳐 주신다"며 "세게 던지려다 보니 어깨가 들리면서 빨리 빠진다. 정확성이나 볼에 힘이 떨어진 이유다. 그래서 공을 던지는 반대 쪽 오른손 글러브를 허벅지 쪽에 잡아놓고 던지라고 하신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경언은 트레이드마크였던 치렁치렁한 머리도 짧게 깎고, 구레나룻도 깨끗하게 밀었다. 이 역시 김 감독의 주문을 그대로 이행한 것이다. 김경언은 "감독님이 잘라라고 했는데 당연히 잘라야 한다"며 "오키나와로 오며 한 번 불태워보겠다는 각오로 머리와 수염을 모두 정리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협상은 또 다른 상황을 야기할 수 있다. 20일부터 26일까지 원소속구단과 우선 협상이 진행되는데 오키나와 현지에서 협상 테이블을 차린다. 연일 훈련으로 녹초가 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한화에 남고 싶다는 김경언의 의지 표현이다. 한화 구단이 김경언을 어떤 조건으로 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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