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후보 선수들이 아닌 증원군(reinforcements)이다.”
라이벌 캔자스대를 32점차로 대파한 존 칼리파리(55) 켄터키대 감독이 남긴 말이었다.
전미랭킹 1위 켄터키대는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뱅커스 라이프 필드하우스에서 개최된 미국대학농구 2014 챔피언스 클래식에서 캔자스대(랭킹 5위)를 72-40으로 대파했다. 켄터키는 시즌 3승 무패를 달렸다.

켄터키는 해마다 전미최고의 고교 유망주들을 싹쓸이 스카우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켄터키에서 1년을 보낸 선수들은 대부분 NBA 진출을 선언한다. 칼리파리 감독은 그 공백을 또 다른 고교선수들을 데려와 메우고 있다. NBA 슈퍼스타 존 월, 앤서니 데이비스, 데릭 로즈 등이 모두 칼리파리의 제자로 그런 과정을 거쳤다.
올해 켄터키는 칼-앤서니 타운스(211cm, 센터), 트레이 라일리스(208cm, 파워포워드), 타일러 유리스(178cm, 포인트가드), 데빈 부커(195cm, 슈팅가드) 4명의 신입생을 받았다. 기존 선수들까지 포함하면 무려 9명의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고교 올스타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웬만한 NBA팀보다 선수들 재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캔자스전에서 칼리파리는 윌리 칼리-스타인, 알렉스 포이트레스, 칼-앤서니 타운스, 애런 해리슨, 앤드류 해리슨 형제를 선발로 내세웠다. 이들은 리바운드에서 캔자스를 압도하며 15점차 리드를 안겼다. 그러자 칼리파리는 주전 5명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코트에 들어선 다카리 존슨, 트레이 라일리스, 마커스 리 등도 제공권에서 캔자스를 압도했다. 이들은 후보 선수들이 아니라 또 한 팀의 주전 라인업이었다. 선수층이 깊은 미국대표팀에서나 볼 수 있는 용병술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캔자스도 신입생 랭킹 4위 클리프 알렉산더와 6위 켈리 우브레 등을 보강한 만만치 않은 전력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스타인 켄터키와 3~4명이 두드러지는 캔자스는 신체조건과 유망주의 숫자에서 비교가 되지 않았다. 적극성에서도 뒤진 캔자스는 32점차 충격의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경기 후 칼리파리는 “그들은 후보 선수들이 아닌 증원군(reinforcements)이다. 수비를 열심히 잘했고 골밑에서 이긴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며 제자들의 활약에 만족했다. 좋은 선수가 넘치는 켄터키는 팀을 두 개로 나눠도 될 정도로 막강한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칼리파리 감독은 지난 2012년 결승전에서 캔자스를 누르고 자신의 첫 NCAA 토너먼트 우승을 달성했다. 유망주를 싹쓸이해 우승하고 NBA에 보낸 뒤 다시 신입생으로 보강하는 시스템을 완성했다. 켄터키는 이미 내년에 입학할 고교최고센터 스칼 라비쉐어, 전미랭킹 9위 가드 아이재아 비르스코와 입학합의를 마친 상황이다.
하지만 우승이 꼭 재능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2014년 NCAA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켄터키는 샤바즈 네이피어(22, 마이애미 히트)가 버틴 코네티컷에게 무릎을 꿇었다. 과연 켄터키의 재능이 올해도 다시 우승으로 결실을 맺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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