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희열이 향수를 자극하는 라디오 진행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다시 오랜만에 만나 그 기억을 공유하고,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는 그런 의미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희열은 19일 오후 8시부터 생중계된 네이버뮤직 ‘토이의 라디오-다 카포(Da Capo)’를 통해 팬들에게 음악감상회 겸 ‘보이는 라디오’를 선사했다. 페퍼톤스 신재평과 가수 권진아가 깜짝 게스트로 출연했다.
유희열은 오프닝과 함께 “오래 걸렸다. 많은 분들이 기다리느라 힘들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며, “저와 시간의 역사를 같이 쌓아준 여러분 고맙다”라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토이 돌아왔어요”라는 반가운 인사와 함께 첫 곡으로 이적이 부른 ‘리셋(Reset)’을 선곡했다.

노래가 흐르는 동안 노트북을 통해 네티즌 반응을 살피고, 또 밝은 미소를 짓는 그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첫 곡 후 유희열은 실제 라디오처럼 청취자들의 사연을 듣고 이에 대한 답을 건네며 자연스러운 진행을 했다.
이날 유희열은 약 8분 정도 분량의 타이틀곡 ‘세 사람’ 뮤직비디오를 보여주기도 했는데, 뮤직비디오에 대해 그는 “조원석 감독님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비디오처럼 만들지 말자. 한 편의 단편 영화, 드라마 같은 느낌을 담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뮤직비디오 보다는 뮤직에세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유희열은 ‘좋은 사람’의 10년 후 버전인 ‘세 사람’에 대해 “‘그때 그 기억이 맞을까? 정말 좋아했던 것일까?’ 그런 얘기도 했다.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 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뮤직비디오에서 유연석, 김유미, 공명 셋 중 누구에 가장 공감이 가나”라고 청취자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청춘의 사랑이 지나고 나면 각자의 기억을 갖고 있지만, 아수라장이었던 것 같다”고 말해 듣는 이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이어 음악감상회에는 페퍼톤스 신재평이 출연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코너를 진행했다. 신재평은 여러 팬들의 질문을 모아 유희열에게 작업 기간과 유독 음역대가 넒은 곡들에 대한 것 등 다양한 질문을 했다.
유희열은 “앨범 작업 2년 반, 굉장히 많은 일이 있었다. 인생에서 상상도 못했던 TV 노출이 많아지기도 했고, 갑자기 광고를 찍기도 했다.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밤에는 매일 음악 작업을 하고, 이 두 가지가 계속 같이 걸어가며 ‘뭘까, 뭘까’ 했다. 그래도 음악이 있었으니까 이런 기회가 주어진 것이 아닐까”라며 지난 시간을 회상했고, 또 이적이 부른 ‘리셋’에 대해 “녹음을 위해 네 분이 다녀갔다”며, “음역대가 높지만 곡을 쓸 때 나는 다 올라간다. 듣기 싫어서 그렇지”라는 농담 섞인 말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방송을 이끌어갔다.
이후 성시경, 다이나믹듀오 개코, 정준일, 이적 등의 영상이 이어졌다. 이들은 각자 유희열에게 궁금했던 여러 질문을 했다. 성시경의 몸무게를 묻는 질문이나 정준일의 “내가 녹음한 버전 ‘리셋’은 어디 있냐”는 등의 질문에 유희열은 당황하면서도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위기를 넘기며 보는 이를 웃게 했다.
유희열은 또, 한 청취자와 전화연결도 했는데, 이때 청취자는 “유희열님에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유희열은 라디오 DJ 실력을 발휘하며 능청스럽고 장난스러운 진행을 했고, 전화연결을 끊은 후 그는 “라디오를 다시 해야겠다. 옛날 그 느낌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는 말을 했다. 또, 과거 팬들이 오늘의 방송을 위해 보낸 사연들을 읽으며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 당시를 회상했다.
이날 유희열의 진행은 과거 그의 라디오 프로그램을 떠올리게 했다. 유희열은 “’음악도시’, ‘올댓뮤직’, ‘라디오천국’까지 함께 한 분들이 여기 다 모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그는 이 같은 팬들에게 반갑고도 즐거운 방송을 선사했다.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훈훈한 방송이었다. 방송 마지막에 그는 “다시 오랜만에 만나 그 기억을 공유하고,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는 그런 의미이기를 바란다”며, “행복하세요”라는 말로 마무리를 했다.
이날 음악감상회에는 첫 곡 이적의 ‘리셋’에 이어, 악동뮤지션 이수현 ‘굿바이 썬, 굿바이 문(Goodbye Sun, Goodbye Moon)’, 성시경 ‘세 사람’, 빈지노-크러쉬 ‘U&I’, 권진아 ‘그녀가 말했다’, 유희열 ‘우리’ 등의 노래들이 선곡돼 팬들의 감성을 자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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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뮤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