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류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다. 관건은 역시 조건이다.
한화는 내부 FA가 외야수 김경언(32)이 유일하다. 지난 몇 년간 한화는 내부 FA 선수들을 놓치지 않고 잡았다. 2011년 신경현, 2012년 마일영, 2013년 이대수·한상훈·박정진을 잔류시켰다. 올해도 기본 방침은 내부 FA를 잔류시키는 것으로 김경언과 재계약에 대한 공감대를 이뤘다.
한화는 김성근 감독 체제로 바뀌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어느 때보다 의욕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FA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각오. 외부 FA 영입에 앞서 내부 FA부터 잡겠다는 계획이다. 외야수가 부족한 한화 팀 사정을 볼 때에도 김경언은 쉽게 놓칠 수 없는 선수다.

김경언도 한화에 잔류하고 싶은 의사를 드러냈다. 지난 2010년 시즌 중 트레이드로 KIA에서 한화로 넘어온 그는 "한화는 제2의 고향이다. 내게 기회를 많이 준 팀이고, 5년을 함께 하며 정도 많이 들었다"며 "김성근 감독님과 한 번 같이 해보고 싶다. 선수생활 막바지일 수도 있는데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건은 역시 조건이다. 한화 구단은 김경언에 대한 기준선을 다 잡아놓았다. 협상에서 FA 선수에 걸맞게 성의를 보이겠지만, 흔히 말하는 대박 수준의 계약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통 FA 선수는 3년 활약을 기준으로 잡는다. 올해 활약이 좋았지만 3년의 기준에는 못 미친다"는 게 내부 평가다.
김경언은 올해 89경기에서 타율 3할1푼3리 94안타 8홈런 52타점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모든 기록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볼 때 규정타석에 들지 못한 성적이고, 최근 5년 동안 100경기 이상 출장이 2012년 한 해(110경기) 뿐이란 점에서 꾸준함이 검증되지 않았다.
한화 구단의 내부 평가를 기준으로 할 때 김경언의 적정가는 2011년 말 삼성 강봉규·신명철, 두산 임재철, 롯데 조성환 선이 될 전망이다. 그해 강봉규·신명철은 2년 4억5000만원, 임재철은 2년 5억원, 조성환은 2년 7억원에 재계약했다. 그들보다 나이가 젊은 김경언은 계약기간과 총액을 조금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가 올 겨울에도 내부 FA를 잔류시킬 수 있을지 일본 오키나와 현지에서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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