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빅5 집중해부...예상 행선지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11.20 13: 00

테이블 위의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올 겨울에도 FA 인플레이션이 예상되는 가운데 20일 원소속구단 우선협상을 시작으로 19명의 FA가 머니게임에 들어갔다. 초미의 관심사는 역시 FA ‘빅5’로 꼽히는 최정 장원준 김강민 윤성환 안지만의 몸값과 행선지. 전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FA 다섯 명을 전격해부하고, 행선지를 예상해본다.
▲최정(27·우투우타 내야수) 2014시즌: 타율 3할5리 14홈런 76타점 7도루 OPS .903 

             통산 성적: 1040경기 타율 2할9푼2리 168홈런 634타점 119도루 OPS .876
장점: 리그 최고 3루수. 올 겨울 FA 시장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010시즌부터 2013시즌까지 4년 연속 3할 타율 20홈런 OPS .900 이상을 기록했다. 2015시즌 만 28세로 향후 4년 동안 리그 최고 3루수로 자리할 확률이 매우 높다. 2014시즌 부상으로 82경기 출장에 그쳤으나 타석에서 존재감은 여전했다. 어느 팀에 가도 3번 혹은 4번 타자로서 전력을 수직 상승시킬 것이다.
단점: 2년 전까지는 공수주 모두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 타격은 물론 수비 역시 리그에서 독보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수비가 떨어졌다는 평가다. 수비폭이 줄어들었고, 특유의 과감한 대시도 보기 힘들다. 부상이 원인이었다면 충분히 반등할 수 있다. 이따금씩 타격 스타일을 바꾸면서 슬럼프를 겪기도 했다. 
전망: 지난해 롯데 강민호의 4년 75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내부 FA 잔류에 실패해온 SK도 최정은 반드시 잡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시즌 중 SK가 최정의 잔류를 확정지었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때문에 다른 팀에게 최정은 바라보지도 못할 나무인 것 같았다. 그런데 일각에선 김광현 포스팅 비용 200만 달러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김광현을 통해 최정과 대형계약을 체결하고, 최정 외에 내부 FA를 잔류시키려는 SK의 계획이 틀어졌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만일 최정이 시장에 나온다면, 계약규모는 100억원에 도달할지도 모른다. 그만큼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팀들이 머니게임에 달려들 것이다.
▲장원준(29·좌완 선발투수) 2014시즌: 27경기 155이닝 10승 9패 평균자책점 4.59
                                통산 성적: 258경기 1326이닝 85승 77패 평균자책점 4.18
장점: 많은 이들이 투수 FA는 불안하다고 하지만, 장원준은 여전히 최전성기에 있다. 지난해 60억원 FA 계약을 체결한 장원삼보다 두 살이 어리면서도 이닝소화 능력은 더 뛰어나다. 2015시즌부터 3일 휴식 없이 144경기를 치르는 일정을 감안하면, 장원준의 존재는 마운드 전체를 안정시킬 수 있다. 단순히 힘만 앞세운 투구가 아닌, 상대 타자의 약점을 공략할 줄 안다는 평가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 7년 연속 세 자릿수 탈삼진, 그리고 8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라면, 어느 팀이든 돈다발을 준비할 수밖에 없다.   
약점: 꾸준하지만 1선발 에이스로 내세우기에는 기복이 있는 편이다. 1군에서 치른 9시즌 중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시즌은 3번뿐이었다. 2014시즌 FA를 의식해 오버페이스했다는 평가를 내린 전문가도 있었다. 포스트시즌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적도 많지 않았다.
전망: 최악의 사건을 겪은 롯데는 어떻게든 장원준을 잔류시키려 한다. 장원준 마저 놓친다면, 팬심은 바닥을 찍을 수밖에 없다. 일본 진출설도 돌고 있는 가운데 우선협상 기간을 넘어간다면, LG 한화 KIA 등도 장원준 영입 경쟁에 뛰어들 것이다. 협상 시작점은 4년 60억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역대 투수 FA 최고액 경신이 유력하다.
▲김강민(32·우투우타 외야수) 2014시즌: 타율 3할2리 16홈런 82타점 32도루 OPS .863     
                   통산 성적: 1015경기 타율 2할8푼1리 70홈런 385타점 142도루 OPS .758
장점: 호타준족에 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력을 지녔다. 3할 타율 시즌이 세 차례, 출루율 커리어 하이도 3할7푼이지만, 이를 상쇄할만한 빠른 다리와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특히 수비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다. 타구 판단, 송구 능력, 수비 범위 모두 리그 전체 중견수 중 최고다. 지난 몇 년 동안 FA시장에 나왔던 이택근 김주찬 이용규와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단점: 변화구 공략에 약하다는 평가다. 매년 3할을 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나, 슬럼프가 긴 편이다. 번트 등 작전수행능력도 뛰어나지는 않다. 타선 짜임새를 생각하면 클린업보다는 1번 타순이나 5번 타순에 배치하는 게 좋다.
전망: 특급 외야수에게 50억원은 기본이 됐다. 시장 상황에 따라 지난해 이용규의 4년 67억원 규모의 계약도 바라볼 수 있다. 야구계에선 SK 잔류보다는 이적 가능성을 높게 본다. 시즌 중에는 롯데가 김강민 영입으로 전준우의 공백을 메운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SK에 남지 않는다면 롯데 LG 한화 KIA 중 한 곳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윤성환(33,우완 선발투수) 2014시즌: 28경기 170⅓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4.39 
                                통산 성적: 283경기 1085⅓이닝 82승 55패 평균자책점 3.88  
장점: 삼성 왕조의 주역. 언제든 10승 이상을 올릴 수 있는 정교한 제구력을 자랑한다. 파워피처가 아닌 게 FA 계약에 있어선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시즌에는 정규시즌 170이닝 이상을 소화한 후 한국시리즈에서도 괴력을 발휘했다. 리그 최고의 커브를 바탕으로 한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으로 중요한 경기서 더 잘 던지는 투수다. 안정적인 투구폼으로 부상에 대한 우려도 적다.
  
단점: 나이만 놓고 보면 투수로서 떨어지는 시점에 있다. 2, 3년 후에는 최근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힘들지도 모른다. 장원준처럼 첫 번째 선발투수로 놓기에는 불안하다. 특점 팀에 약한 것도 단점이다.
전망: FA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삼성 의지에 달렸다. 삼성이 지난해 장원삼처럼, 윤성환에게도 적극적으로 달려든다면, 잔류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외부 협상기간으로 넘어가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을 것이다. FA 시기와 이닝소화력에선 장원준이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윤성환은 장원준보다 안정적인 투수란 평가다. 한화 KIA LG가 윤성환을 놓고 경쟁할 수 있다.
▲안지만(31, 우완 불펜투수) 2014시즌: 55경기 62⅓이닝 27홀드 평균자책점 3.75
                                 통산 성적: 496경기 728⅓이닝 135홀드 평균자책점 3.51
장점: 삼성 철벽불펜의 아이콘으로 2007시즌부터 리그 최정상급 불펜투수 자리를 지켜왔다. 힘과 기교를 모두 지닌 투수로 위기상황에 강하며 주자 견제능력도 뛰어나다. 불펜투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할 나이인 것도 플러스요인. 팀 상황에 따라선 마무리투수를 맡을 수도 있다. 최근 3년 동안 56경기·64이닝 이상을 던진 시즌이 없다는 것도 청신호. 한국프로야구에서 불펜투수의 중요성을 생각하면, 안지만의 가치는 더 빛난다.
단점: 이따금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고전한다. 마무리투수로서의 능력도 여전히 물음표다. 힘으로 상대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지만, 2011·2012시즌의 구위는 아니다. 지금까지 FA 불펜투수 중 계약 기간 동안 기대치를 충족시킨 이는 아무도 없었다.
전망: 일본진출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 남는다면, 삼성의 첫 배팅 금액이 가이드라인이 될 것이다. 어쨌든 정대현의 4년 36억원을 넘은, 불펜투수 역대 최고액을 기록할 확률이 높다. 삼성에서 잡지 못하면 KIA 한화 두산이 각축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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