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가 너무 좋아도 고민이 많은 모양이다. KGC가 그렇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1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2라운드에서 서울 삼성을 85-74로 누르고 2연패에서 탈출했다. 시즌 5승(10패)을 신고한 KGC는 전자랜드와 함께 공동 7위가 됐다. 최하위 삼성(4승 12패)은 6연패에 빠졌다.
경기 전 만난 이동남 KGC 감독대행은 연패 탈출할 생각에 근심이 태산이었다. 그는 “팬들의 기대심리가 높다. 애들이 얼굴만 잘생겼는데...”라고 말했다.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 KGC에는 박찬희, 양희종, 오세근 국가대표 3인방이 건재하다. KBL 10개 구단 중 국가대표가 가장 많다. 강병현도 있다. 그런데 선수가 좋지 않다니. 이유를 물었더니 이 대행은 “국가대표가 3명인데 수비수만 3명이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이동남 대행은 박찬희에 대해 “무릎이 안 좋다. 사실 (박)찬희가 정통 1번이 아니다. 리딩이 (김)태술이와 비교하면 떨어진다. 본인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부담감이었다. 특히 오세근이 상무에서 전역하면서 KGC를 단번에 우승후보로 보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KGC는 오세근 복귀 후 4승 4패다.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부담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셈.
이동남 대행의 걱정은 기우였다. 이날 박찬희는 17점, 6리바운드,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삼성의 이정석, 김태주, 이시준이 올린 득점을 다 합하면 17점이었다. 오세근도 11개의 야투 중 7개를 적중시키며 15점을 보탰다. 5점에 그친 양희종을 제외하면 공격에서 다들 제 몫을 해줬다.
경기 후 이동남 대행은 “미팅 때 아무 이야기를 안했다. 주위 기대가 너무 크다보니 실망감이 큰 부분이 있다. 국가대표면 자존심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이름에 욕되지 않도록 자존심을 지켜주면 잘할 선수들이다. 삼성은 1 대 1로 충분히 맡을 수 있는 선수들”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반등에 성공한 KGC는 이제 위를 바라보고 있다. 오세근은 “팀에 도움을 줘서 이기는 경기를 해야 되는데 내가 오고 성적이 4승 4패다. 더 치고 나가려면 나를 포함해 주축 선수들이 잘 뭉쳐서 털어버려야 한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박찬희는 포인트가드 역할을 더 잘 소화하기 위해 매일 비디오를 보고 연구한다고. 그는 “경기 잘 풀렸던 날 비디오를 다시 보고 있다. 복습하는 시간을 갖는다. 경기를 다시 봤을 때 빈 공간을 놓친 게 보이면 어렵게 찬스를 만들었는데 내가 못 봐서 미안하다. 내가 공을 오래 끌면 잘 안되더라. 볼처리를 빨리 해야 유기적으로 잘 돌아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만간 KGC는 상무에서 이정현이 돌아온다. 2012년 우승멤버 중 KCC로 이적한 김태술을 제외한 핵심멤버가 모두 뭉친다. KBL에 이보다 화려한 라인업은 존재할 수 없다. KGC는 이정현이 올 때 까지 최대한 승수를 쌓아놔야 진정한 우승후보가 될 수 있다. 이날 외박을 받은 이정현은 오랜만에 안양을 찾아 동료들과 회포를 풀었다.
이동남 대행은 “정현이에게 ‘네가 왔을 때 (팀이)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정현이가 ‘난 숟가락만 놓게 해주세요’라고 하더라. 상무는 운동량이 적다. 부상 없이 몸 관리를 잘 하라고 주문했다”면서 장밋빛 미래를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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