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는 언제나 우발적인 말과 행동으로 즐거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는 어떤 면에서 ‘무한도전’과 비슷하지만, 스튜디오 안에서만 모든 일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다르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디오스타')에서는 이 프로그램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사건이 벌어졌다. 장기하와얼굴들의 기타리스트 하세가와 요헤이가 또 다른 일본인 사유리와 전화 통화를 한 것. 한 번 시작한 것은 밀고 나가는 MC 김구라의 추진력(?)이 이를 가능케 만들었다.
일명 ‘양평이형’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하세가와 요헤이는 이날도 수줍은 듯 조용하면서도 어딘지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묘한 매력을 발산하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였다.

한국에서 20여 년간 유명 밴드들의 기타리스트로 살아온 그는 ‘무한도전’ 이후 달라진 인기, 일본에서 유명 배우인 아버지 류 라이타에 대해 소개했다. 또 “어렸을 때 아버지와 밥을 먹으면 팬들이 사인 좀 해달라고 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혼하셨는데 잡지 같은 곳에서 계속 오더라. (그걸 보며) 나는 절대로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라고 자신만의 아픔을 살짝 공개하기도 했다.
그런 그의 매력이 절정에 달했던 때는 그만이 가진 조용한 수줍음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앞서 자신의 이상형을 살집이 있는 여성이라고 밝힌 그의 말에 김구라가 “사유리도 의외로 살이 많다”며 갑자기 사유리에게 전화를 건 것.
사유리는 전화 연결이 되자마자 예의 특이한 말투로 하세가와의 기선을 제압했다. “(하세가와에) 호감이 있었는데 연락도 없고 ‘개무시’ 당했다”, “옆구리에 살이 너무 많다. 지방 밖에 없다”고 말을 쏟아내는 사유리와의 통화에 하세가와 요헤이는 당황한 듯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해 웃음을 줬다.
그러나 계속되는 사유리의 돌직구들은 수줍은 양평이형을 변하게 만들었다. “나를 좋아해?”라는 사유리의 말에 “그냥 오세요”라고 응수한 것. 뿐만 아니라 그는 나이를 따지라는 MC들의 훈수에 사유리의 나이를 물었고, “걱정 말고 한 번 와, 알았으니까 와”라고 반말을 사용하는 대범함을 보였다.
사유리와의 통화는 하세가와 요헤이에게 쉽지 않았던 시간이었다. 방송 말미 그는 "장기하와 함께 군무를 보여달라"는 MC들의 요청에 당황하며서도 사유리와의 통화와 군무 중 하나를 고르라는 말에는 망설임없이 군무를 선택해 웃음을 줬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자신만의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다. 외국인 예능인들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요즘, 어떤 누구와도 다른 매력을 발하는 그의 모습은 눈길을 끌었다. 뿐만 아니라 그와 완전히 다른 성격을 가진 사유리와의 '썸'은 두 사람 각자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며 재미를 줬다.
한편 '김&장 기타등등' 특집으로 진행된 이날 '라디오스타'에는 가수 김범수, 기타리스트 박주원, 장기하와얼굴들의 장기하, 하세가와 요헤이가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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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