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살벌하다” SK, 정우람 건재에 엄지손가락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11.20 15: 30

스스로는 “아직 아니다”라며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지만 상대하는 타자들의 감탄사의 성량까지 낮출 수는 없다. 타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살벌하다”.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정우람(29, SK)이 쾌조의 페이스로 마무리훈련을 치르며 코칭스태프들의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상근예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정우람은 팀에 합류한 후 꾸준히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상무나 경찰청에 다녀오지 않아 실전감각이 우려됐지만 기우였다. 2년간 워낙 충실하게 훈련을 한 까닭에 몸 상태는 큰 문제가 없다. 군에 가기 직전 다소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재활을 하면서 그 문제마저도 말끔하게 털어냈다. 감각도 투구가 거듭되면서 빠르게 올라오는 중이다.
마무리훈련에서는 페이스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아직 100% 몸 상태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림에도 불구하고 이번 캠프에서 가장 공이 좋은 선수 중 하나로 손꼽힌다. 2년의 공백도 무색하다. 17일 라이브피칭으로 예열을 마친 정우람은 20일 열린 마무리캠프 첫 홍백전에서 예리한 구위를 뽐냈다. 이날 등판한 7명의 투수 중 하나였던 정우람의 공에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정타를 뿜어내지 못했다.

경기 후 임훈은 “공이 살벌했다”라는 말로 이날 정우람의 투구 내용을 한 번에 압축했다. 옆에서 이 이야기를 듣던 모든 동료들이 맞장구를 칠 정도였다. 동료에 대한 립서비스일 수도 있지만 동료들조차 생각하지 못했을 정도로 빠르게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에 대해 정우람은 동료들의 평가에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치면서 “몸 상태는 순조롭게 끌어올리는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 다만 실전감각을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현재 상태와 과제를 모두 짚었다. 하지만 분명 모든 것이 정우람의 구상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1월 시작될 전지훈련, 시범경기를 거치면 한창 좋을 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평가도 긍정적이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정우람을 마무리 후보 중 하나로 보고 있다. 걸리적 거리는 것은 실전감각 정도다. 이번 마무리훈련에서 투수 인스트럭터로 함께 하고 있는 조나단 허스트 역시 정우람을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손꼽았다. 허스트 인스트럭터는 “마운드에서의 공격성이 인상적이다. 마운드 위에서 어떻게 경기를 운영해야할지도 잘 안다. 타자를 압도하는 기운 느낄 수 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우람이 한창 좋을 때의 모습 그대로가 이제 막 합류한 이방인의 눈에도 보이고 있다. 정우람이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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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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