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MINI, '작음'의 한계에 도발하다 '뉴 미니 5도어'
OSEN 최은주 기자
발행 2014.11.21 08: 26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똑똑한 소비’ 움직임이 일자 소형차 브랜드인 MINI(이하, 미니)가 ‘작다’는 이미지를 벗고, ‘쓸모 있는’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나섰다. 시장의 변화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만은 없는 노릇.
지난 4일 미니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미니 강남전시장에서 ‘뉴 미니 5도어’ 출시 행사를 열었다. 이후 곧바로 강원도 평창에서 이어진 BMW 그룹 코리아의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2014’ 자리를 통해 ‘뉴 미니 5도어’ 시승자리를 마련했다.
'뉴 미니 5도어'는 55년 미니 브랜드 역사상 최초의 소형 해치백 부문 5도어 모델이다. ‘실용성’ 강화를 위한 초석으로, 내년에는 BMW의 ‘X1’ ‘1시리즈’와 플랫폼(ULK2)을 공유하는 더 큰 모델 ‘더 뉴 미니 클럽맨’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미니의 3번째 4도어 차량이다. ‘뉴 미니 5도어’는 ‘뉴 미니’ 해치백 모델과 비교해 72mm 더 늘어났으며 차체 길이도 161mm 더 길어졌다. 높이는 11mm 높아져 업체 측의 설명에 따르면 차량 공간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더 길어지면서 문 2개를 추가해도 ‘뉴 미니 5도어’는 여전히 미니로서의 개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실용성을 위해 길이가 길어진 모델이지만 ‘작다’는 느낌은 여전했다. ‘뉴 미니 5도어’는 커지긴 했지만 인솔을 위해 투입된 ‘페이스맨’보다는 덩치가 작다. 그럼에도 길어진 ‘뉴 미니 5도어’가 다소 어색하게 다가오기도 했다.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앞부분의 유독 길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2열 시트를 접으면 골프백 하나가 대각선으로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물론, 직접 넣어봐야 알겠지만 이러한 예상치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미니로서는 장족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업체 측은 트렁크 용량이 67L 증가된 278L로 기존 모델보다 약 30% 용량이 늘어났으며 다양한 공간 활용을 위해 뒷좌석 등받이를 60:40의 비율로 접어 최대 941L까지 적재공간 확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뒷좌석에 앉으면 ‘뉴 미니 5도어’가 길어졌다는 것이 체감적으로 다가온다. ‘미니 쿠퍼 S’를 탔던 경험이 있는데, 당시에 내가 뒷좌석에 앉은 건지 구겨져 있는 건지 구분이 가지 않았다. 이후 ‘존 쿠퍼 웍스’ 모델도 ‘미니 쿠퍼 S’보다 레그룸이 여유로웠지만 ‘뉴 미니 5도어’만큼은 아니었다. ‘뉴 미니 5도어’는 170cm 중반대의 성인남성이 타도 넉넉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제공했다. 편안한 탑승감을 바라는 건 미니의 DNA를 모르는 이들의 기대감이다.
인테리어는 ‘뉴 미니’와 동일하다. 그래서 ‘뉴 미니’와 마찬가지로 실내 부분에서 ‘뉴 미니 5도어’에 대한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미니 측은 변경된 인테리어에 대해 미니 만의 아이코닉함을 살리되 몇몇 부분의 직관성을 높이고, 편의성을 강화했다고 설명했지만 차량에 들어서면 직관성과 편의성보다는 혼란스럽다는 느낌이 먼저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해 있던 속도계가 다른 브랜드의 차량들과 마찬가지로 스티어링휠 뒤의 계기판 안에 들어갔다. 또, 공조장치 버튼 아래에 있던 창문버튼이 도어 쪽으로 이동했다. 시동키가 버튼으로 바뀌었지만 그 대신 토글 스위치로 미니만의 감성을 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 특유의 빈티지한 감각과 미래지향적인 감각이 혼재돼 있어 정리정돈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원석민 미니 제품기획 매니저는 “호불호가 갈릴 부분으로 생각되지만 미니다운 아이코닉한 부분은 그대로기 때문에 미니의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평창의 국도와 영동고속도로에서 ‘뉴 미니 5도어’의 주행 성능을 시험해봤다. 운전대를 잡자 시승을 위해 마련된 ‘뉴 미니 5도어 SD’는 자신이 디젤 차량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저속과 고속, 둘 다 다수의 사람들이 불편해하던 ‘딱딱함’이 많이 부드러워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전 모델이 민감하게 반응하며 저속에서의 힘을 비축해 액셀을 밟으면 쏘듯이 고속에 진입했다는 느낌이었다면 ‘뉴 미니 5도어’는 저속에서 고속까지 일정하게 꾸준히 도달하는 느낌이었다.
140km/h 이상의 고속에서 코너링을 하거나 차선변경을 하게 되면 차체가 살짝 흔들리는 듯했지만 단단한 하체와 민감한 핸들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곧바로 중심을 되찾았다. ‘뉴 미니 5도어’를 타는 내내 주말에 교외로 여행을 가게 될 경우, 추가 짐을 싣기 위해 루프 박스를 챙기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3, 4인이 탑승해도 무리 없이 짧은 여행을 다닐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생겼다.
한편, '뉴 MINI 5도어'는 가솔린 엔진이 장착된 쿠퍼, 쿠퍼 하이트림(High Trim), 쿠퍼 S와 디젤 엔진이 장착된 쿠퍼 D, 쿠퍼 D 하이트림(High Trim), 쿠퍼 SD 등 총 6가지의 다양한 트림으로 출시된다. '뉴 MINI 5도어'의 쿠퍼와 쿠퍼 하이트림에 탑재된 1.5리터 3기통 가솔린 엔진은 뉴 MINI 쿠퍼와 동일한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2.5kg·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8.1초이며 안전 최고 속도는 207㎞/h이다.
최상급 모델인 뉴 MINI 5도어 쿠퍼 S 모델은 2.0리터 4기통 터보 가솔린 엔진으로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 28.6kg·m,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 단 6.8초에 도달하며 안전최고속도는 230km/h다. 2.0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장착된 쿠퍼 SD 모델의 경우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토크 36.7kg·m, 정지 상태에서 100㎞/h까지는 7.3초가 소요되며 안전최고속도는 223km/h다.
'뉴 MINI 5도어' 모델의 가격은 쿠퍼가 3090만 원, 프리미엄 옵션을 추가한 쿠퍼 하이 트림은 3820만 원, 최고급 옵션과 더불어 역동적인 주행능력을 만끽할 수 있는 쿠퍼 S는 4340만원 이다. 디젤 트림의 가격은 쿠퍼D와 쿠퍼D 하이트림이 각각 3340만 원, 3970만 원, 쿠퍼 SD모델은 4490만 원이다(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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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미니 5도어' 전면, 측면, 운전석 인테리어, 트렁크(위부터 차례로)
'뉴 미니 5도어' 엔진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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