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의 선택, 두산과의 이별은 예정된 수순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0 17: 10

김동주(38, 두산 베어스)가 결국 새로운 도전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김동주는 20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구단은 김동주에게 은퇴와 함께 코치직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동주는 현역 연장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따라 두산은 선수의 뜻을 존중해 김동주를 오는 25일 KBO에 제출할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키로 결정했다.
구단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빠진 김동주는 새로운 팀을 알아볼 수 있다. 기존 구단보다는 전력이 완전히 구성되지 않은 kt 위즈가 김동주의 새 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시즌 중에도 있었다. 3루 수비가 원활하지 않은 김동주를 kt가 쓰기 위해서는 1루수나 지명타자, 대타 요원 등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번 시즌 한 번도 1군에 올라온 적은 없었지만, 김동주는 두산의 뜨거운 감자였다. 송일수 전 감독이 김동주를 1군에 부를 계획이 없다는 뜻을 지속적으로 표출하자 김동주도 1군에 올리지 않으려면 다른 팀으로 보내달라는 의사를 나타낸 바 있다. 그러면서 시즌 중인 7월에 양 측이 만났으나, 당시에는 시즌 종료 후 거취에 대해 재논의하기로만 합의한 채 수 개월이 흘렀다.
이후 시즌이 끝나고 꽤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김동주의 미래를 놓고 양 측이 대화를 할 시간이 생겼다. 두산은 최근 김태룡 단장과 김승호 운영팀장이 직접 일본 미야자키까지 날아가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끝에 kt의 특별지명에 대비한 20인 보호명단을 확정했다. 큰 부분이 정해지면서 김동주와 만날 여유가 생겼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한 만큼 양 측은 서로의 생각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당초 두산은 김동주의 뜻을 존중할 방침이었다. 김동주가 은퇴를 원했다면 지도자 연수와 함께 성대한 은퇴식을 치러줄 계획이었으나, 김동주가 선수로 남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내 두산은 다른 팀으로 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정된 수순이었다. 두산의 한 관계자는 김동주와의 면담 이전에도 “선수의 뜻을 최대한 존중할 것이다. 지난 7월에 만났을 때 김동주가 은퇴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줄곧 말해왔다. 아직은 그라운드에 남고 싶다는 의미였다.
지난 1998년 OB에 입단한 김동주는 지난해까지 1군에서 통산 1625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9리, 1710안타 273홈런 1097타점을 기록했다. 입단 이후 줄곧 팀은 물론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타자로 맹활약을 펼쳤고,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비롯한 국제무대에서도 맹위를 떨쳤다.
하지만 노쇠했다는 평가 속에 올해는 1군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 시즌 퓨처스리그 45경기에서 김동주는 타율 3할6리, 3홈런 18타점을 찍었다. 정든 친정 팀의 유니폼을 벗게 된 김동주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해 나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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