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무엇'이 장점으로 통하는 시대다. 방송가에서도 마찬가지다. 다소 괴팍한 성미도 선을 넘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나가면 이를 좋아하는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는다. '호통' 박명수나, '독설' 김구라도 착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 나름의 웃음을 선사하며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최근에는 장동민이 놀부 캐릭터로 떠오르고 있다. 그가 밟아온 '독한 멘트'의 역사는 꽤 길다. 모 대학축제에서 사회를 보던 그가 불꽃놀이를 향해 "여러분의 등록금이 터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 일화, 제작발표회에서 음주운전 자수 이후 자숙하던 유세윤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범죄자는 방송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답한 에피소드 등이 그러하다.
마냥 독한 것만은 아니다. 의외성은 그의 또다른 매력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에코빌리지-즐거운가'(이하 즐거운가)에서도 버럭이 일상이지만, 주어진 미션은 야무지게 완수한다. 게스트로 출연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에서는 송지효에게 다정한 태도를 취해 여타 출연진의 비난을 샀다. 수줍게 얼굴을 붉히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도 낯설었다.

무엇보다 그는 tvN '더 지니어스:블랙가넷'의 최대 수혜자다. 매 시즌 논란을 낳는 프로그램이지만, 장동민은 애청자들 사이에서 '갓동민'으로 불린다. 매회 뛰어난 통찰력을 바탕으로 게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기 때문이다. 누구보다 빠른 두뇌 회전과 이해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또한 배신이나 연합의 방법이 아니기에 높게 평가 받는다.
실제로 그와 호흡을 맞추는 제작진은 그를 어떻게 평가할까. '즐거운가'를 연출하는 김준수PD는 OSEN에 "장동민은 말 그대로 '예능 지니어스(genius, 천재)'"며 "잉여라든지, 노인과 닭 등 예능이 익숙하지 다른 멤버들로부터 예능감과 잠재력을 이끌어 준다. 시골 출신이다 보니까 농촌 생활에 대해 잘 알고 솔선수범한다. 실제론 배려심도 많고 예의도 바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과 애정이 많다"고 평했다.
물론 장동민하면 눈을 부라리며 삿대질을 하고, 제작진에게도 "엎드려라"고 고함을 지르는 모습이 먼저 연상된다. 막말은 하지만 정도를 지키고, 거침없이 행동하는 것 같아도 인간적인 따뜻함 혹은 필요에 따라 계산적인 전략이 숨어 있다. 호감형 악동인 그는 대체불가 캐릭터이자, 매력적인 '놀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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