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vs 신하균, 세기의 ‘빅매치’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4.11.21 11: 31

세기의 빅매치를 보는 것 같았다. 치열한 승부에서 비롯되는 숨 막히는 긴장감과 짜릿한 승리의 쾌감, 그리고 잔잔한 감동까지. 영화 ‘빅매치’는 감독의 말처럼 관객에게 선사하는 ‘종합선물세트’였다. 특히 주연을 맡은 배우 이정재와 신하균의 매력 대결은 ‘빅매치’ 속 또 다른 빅매치를 선사했다.
‘빅매치’는 도심을 무대로 천재 악당 ‘에이스’로부터 형을 구하기 위한 ‘익호’의 무한질주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 신하균은 에이스 역을 맡아 철저하고 냉소적인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관객의 몰입을 도왔고, 이정재는 저돌적인 격투기 선수 ‘익호’를 땀 냄새나는 육탄 액션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의 통쾌함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영화 촬영이 진행되는 5개월 동안 단 3일 만났다”고 시사회 이후 진행된 간담회에서 밝혔다. 그만큼 두 사람이 스크린에 함께 등장하는 신은 영화의 막바지에 등장하는 격투 장면을 제외하면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러닝타임 112분이 흘러가는 내내 전화로 연결된 두 사람은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며 극도의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매력적인 연기가 인상적이다. 먼저 신하균은 마치 영화 ‘다크나이트’의 조커 역을 맡은 히스 레저가 떠오를만한 악역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극중 밀폐되고 제한된 공간에서 대사와 표정만으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냈다. 차분하면서도 냉소적인 모습을 보이다가 마지막 액션 신에서는 광기를 폭발시키며 관객을 사로잡는다.       
신하균이 절제된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장악하는 동안 이정재는 불쌍하리만큼 얻어터지고 뛰어다니며 상반되는 매력을 선보인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로 극장을 가득 채우며 통쾌한 액션 연기를 펼친다. 영화 ‘아저씨’의 박정률 무술감독이 참여해 이정재의 액션 본능을 일깨워준 것으로 전해졌다. 
극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은 두 배우뿐만이 아니다. 배우로서 성장한 모습을 보인 가수 보아와 드라마 ‘미생’으로 인기몰이 중인 이성민, 새로운 ‘신스틸러’로 떠오르고 있는 배성우와 라미란, 손호준까지 명연기를 선보인다.
서울역 상암 월드컵경기장 등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를 아우르는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경쾌한 리듬의 질주감, 개성만점 캐릭터 군단이 전하는 즐거움까지. 영화 ‘빅매치’는 오락액션 영화가 갖춰야할 요소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올겨울 극장가는 대작 한국 영화부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까지 대거 개봉을 앞두고 있어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 상황에서 오는 27일 ‘빅매치’가 먼저 펀치를 날린다.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이 ‘경기’가 관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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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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