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프로배구 남자부 판도를 가늠할 중대일전. 주인공은 괴물 용병 시몬(OK저축은행)과 레오(삼성화재)가 아닌 논산훈련소 입대를 일주일 앞둔 '예비군인' 박철우(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20일 오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경기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8-26, 25-23, 25-23)으로 완파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7승 2패(승점 21)을 기록하며 OK저축은행(승점 19, 7승 2패)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로 도약했다. 올 시즌 남자부 판도를 가늠할 중대한 한 판이었다. 앞선 1라운드서는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이 신치용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화재를 3-1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삼성화재는 안방에서 보기 좋게 설욕함과 동시에 선두 싸움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며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OK저축은행의 괴물 용병 시몬과 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MVP 2연패에 빛나는 원조 괴물 레오(삼성화재)의 재격돌, 과거 삼성화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신치용 감독과 김세진 감독의 사제 간 맞대결에 배구 팬들의 이목이 쏠렸다.
27일 군입대를 앞둔 박철우의 고별전에도 역시 눈과 귀과 집중됐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군인정신으로 무장한 박철우는 시종일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삼성화재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들었던 소속 팀을 떠나기 전 마지막 혼신의 힘을 쏟아붓는 듯했다. 박철우는 이날 11점(블로킹 1개, 서브에이스 2개)을 기록하며 승리의 숨은 공신이 됐다.
진가는 1세트부터 발휘됐다. 27-26으로 살얼음 리드를 이어가던 승부처. 박철우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상대 코트에 내리꽂으며 혈전이었던 1세트를 매조지했다. 홈팬들은 열화와 같은 성화를 보냈고, 박철우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려 포효했다.
박철우는 2세트서 알토란 활약을 이어갔다. 3-3으로 팽팽한 상황서 오픈 공격과 스파이크 서브를 연달아 내리꽂으며 5-3 리드를 안겼다. 박철우는 3세트서도 이동 공격과 블로킹 등 승부처서 득점에 가담하며 완승으로 가는 발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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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