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신치용의 배려, 제자 박철우의 입대 전 마지막 선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4.11.21 06: 05

입대 전 마지막 선물은 달콤했다.
대전 삼성화재가 안산 OK저축은행을 완파하고 1라운드 패배를 완벽히 설욕하며 선두에 올랐다. 삼성화재는 지난 20일 오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경기서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0(28-26, 25-23, 25-23)으로 완파했다.
김세진 감독이 이끄는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라운드서 신치용 감독이 지휘하는 삼성화재를 3-1로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켰다. 완벽한 설욕전을 펼쳤다. 독기를 잔뜩 품은 삼성화재는 이날 귀중한 승리로 초반 선두 싸움의 주도권을 잡았다.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린 삼성화재는 7승 2패(승점 21)를 기록하며 OK저축은행(승점 19, 7승 2패)을 2위로 끌어내리고 선두로 도약했다.

삼성화재의 레오는 귀중한 결정타로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다. 25점(블로킹 2개, 서브에이스 2개, 공격성공률 52.5%)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선규(8점, 블로킹 1개)와 지태환(6점, 블로킹 1개)도 승부처서 알토란 활약을 펼치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화재의 완승을 이끈 또 한 명의 수훈갑은 27일 논산훈련소로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박철우(11점, 블로킹 1개, 서브에이스 2개, 공격성공률 47.05%). 1세트 27-26 살얼음 리드서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로 기선 제압에 앞장서는 등 매 세트 존재감을 발휘했다.
신치용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진 사전 인터뷰서 "철우가 군입대 이틀 전 경기를 뛰면 부상 위험이 있을 거 같아 25일 LIG손해보험전은 빠지라고 했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스승의 남다른 배려에 제자도 고별전서 마지막 선물을 선사했다. 머리를 짧게 자르고 '예비군인'으로서 정신을 뽐낸 박철우는 시종일관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다. 박철우는 경기 후 "이 멤버로 뛸 수 있는 마지막 경기인 것 같아 어떤 때보다 이기고 싶은 욕망이 컸다"면서 "2년 후면 많은 선수들이 바뀔 수 있어 더 의미 있는 경기였다. 마무리를 잘해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프로무대를 10년간 누빈 뒤 군복을 입는 박철우는 "그간 여러 가지 좋은 일도, 힘든 일도 많았다. 좋은 경험이자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한다. 군대에서의 2년도 새로운 경험이자 다음을 위한 좋은 준비다. 좋은 시간이었다"며 군생활에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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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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