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만에 FA' 김사율, 희생 인정받을 수 있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11.21 06: 07

'초고교급투수 김사율, 롯데 입단'
1998년 11월 4일 한 일간지 스포츠 헤드라인 기사 제목이다. 경남상고(현 부경고) 출신 김사율은 큰 기대를 받고 롯데에 입단했다. 프로무대를 평정하지는 못한 김사율이지만 입단 10년 만에 껍질을 깨고 나와 마무리투수로 변신, 2011년과 2012년 합계 54세이브를 챙겼다. 그리고 프로 16년 차인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김사율은 뒤늦게 첫 FA 자격을 얻었다.
최근 2년 성적만 본다면 특출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2013년 김사율은 35경기 3승 7패 1세이브 3홀드 74⅓이닝 평균자책점 4.00, 2014년에는 33경기 2승 5패 2홀드 79⅓이닝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그렇지만 눈에 보이는 숫자만 받아들이면 곤란한 선수가 바로 김사율이다.

2011년 20세이브를 거두며 롯데 마무리투수 자리를 굳힌 김사율은 2012년 34세이브로 구단 역사상 최다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운다. 그렇지만 감독이 바뀐 뒤 2013년에는 마무리 보직을 정대현에게 넘겼다. 딱히 아픈곳이 없었지만 김사율은 말없이 마무리 자리를 그만두고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2년 연속 김사율은 정해진 보직없이 선발과 중간계투, 롱릴리프를 오가며 등판했다.
정해진 보직이 없었기에 컨디션 조절도 쉽지 않았다. 올해도 선발투수로 시작했다가 승운이 따르지 않아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뀌었고, 나중에는 롱릴리프까지 자리가 밀렸다. 그래도 김사율은 어려운 사정 속에서도 2년 연속 건강하게 70이닝을 넘게 소화했고 올해는 데뷔 후 가장 많은 삼진(71개)를 잡아내 9이닝 당 8.05개로 좋은 구위를 선보였다.
김사율은 FA 협상 첫 날인 20일 이윤원 단장을 만났다. 김사율은 "서로에 대한 생각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구단과 생각에 차이는 조금 있지만 일단은 계속 만나가며 그 간격을 좁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윤원 단장 역시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중간계투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김사율 선수는 꼭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 번 만남은 22일로 예정되어 있다.
2012년 롯데 구단 세이브 신기록까지 세웠던 김사율이지만 2013년 1군에서 세이브 기회조차 받지 못하고 보직을 바꿔야했다. 지난 16년 동안 롯데에서 선수생활을 하며 작은 불만조차 드러내지 않았던 김사율은 이번 FA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제가 FA 신청을 하게 된 것은 앞으로 자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제가 16년 동안 롯데에만 있었지만, 옛날에 고생했다고 계약을 맺는 게 FA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전 팀에 필요한 선수라고 생각하고, 자신도 있습니다. 고향팀 롯데를 떠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구단과는 다시 만나봐야죠."
그의 말대로 FA는 과거활약을 보상받는 것뿐만이 아니라 미래가치까지 인정받아야 한다. 내년 활약을 다짐한 김사율, 이번 FA 시장에서 롯데가 놓쳐서는 안 될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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