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서인국의 사극 연기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펼쳐지며 몰입도를 높였다. 선조 이성재와의 대립, 가희 조윤희와의 애잔한 재회 등 광해의 다양한 감정선을 오가는 서인국은 첫 사극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은 안정적인 사극톤 위에서 배우들과의 케미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능수능란함을 보였다.
지난 20일 방송된 ‘왕의 얼굴’ 2회에서는 콤플렉스에 휩싸인 선조의 광기가 극에 달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선조는 역모를 빌미로 자신에게 위협이 되는 사람들을 제거하려 했다. 그 가운데는 임해(박주형 분)도 있었다. 이에 광해(서인국 분)는 형을 구하기 위해서 가희(조윤희 분)의 아버지 김두서(조원희 분)를 발고해야 하는 괴로운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고뇌했다.
특히 서인국은 광해의 복잡한 심경을 안타까움을 담은 눈빛 연기로 그려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에 놓인 서인국은 역대 왕들의 초상화인 어진이 봉안된 선원전을 찾아 지혜를 얻기 위해 애쓰는 모습으로 애잔함을 안겼다. 또 그가 이후 성장해나갈 모습과 대비되는 나약함을 엿볼 수 있어 인간적인 매력을 더했다.

또한 서인국은 남장을 한 가희에게 결국 “가희야”라고 부르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가슴을 울리게 했다. 어린시절 순수하고 애틋했던 인연의 감정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서인국과 조윤희의 풍성한 감정 연기는 이들의 비극이 이미 시작됐음을 알리며 로맨스에 기대를 더했다.
다양한 작품에서 ‘케미 종결자’로 불릴 정도로 상대 배우들과의 기대 이상의 연기합으로 시청자의 흡인력을 높였던 서인국은 ‘왕의 얼굴’에서도 중저음의 목소리와 어색함 없는 사극톤을 바탕으로 기대에 어긋남 없는 연기력을 선보이는 중이다. 현대극에 이어 사극에서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벌써부터 새로운 광해 캐릭터를 완성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왕의 얼굴’은 서자출신으로 세자 자리에 올라 피비린내 나는 정쟁의 틈바구니에서 끝내 왕으로 우뚝 서게 는 광해의 파란만장한 성장스토리와 한 여인을 두고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아버지 선조와 아들 광해의 비극적 사랑을 사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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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얼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