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생활에서 늘 웃기는 힘들다. 그렇다고 또 늘 울상을 지을 정도로 힘든 일의 연속인 것도 아니다. 웃고 우는 일의 적절한 강약 조절. 이것이 직장 생활을 해나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다.
지난 21일 오후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미생'(극본 정윤정, 연출 김원석) 11회에서는 신입사원 4인방 장그래(임시완 분)과 안영이(강소라 분), 장백기(강하늘 분), 그리고 한석율(변요한 분)이 각자 조금 더 인정받고, 또 상사로 인해 힘들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안영이는 드디어 그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던 하대리(전석호 분)에게 인정받았다. 하대리는 그동안 영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일에서 배제해왔던 상황이지만 드디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본격적으로 일을 맡긴 것. 특히 하대리는 영이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동료에게 핀잔을 주는 등 조금이나마 영이를 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해서 눈길을 끌었다.

영이의 회사 생활이 드디어 잘 풀리는가 싶지만, 예고편에게 과거 그녀와 안 좋은 사연으로 얽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 우현(이승준 분)이 등장하면서 또 다른 시련을 예고하기도 했다.
백기 역시 강대리(오민석 분)에게 배운 무언가를 효과적으로 적용시키면서 직장 생활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백기는 그동안 자신에게 제대로 된 업무를 주지 않는 강대리를 원망했던 상황. 이날 방송에서는 백기가 강대리의 조언대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고, 강대리에게 칭찬을 듣고 은근히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런가하면 석율은 직속상관 성대리(태인호 분) 때문에 힘들어했다. 석율은 한대리가 자신의 업무 성과까지 가로챈다고 생각했고, 성대리에게 서운한 속내를 모두 털어놨다. 그러자 성대리는 석율에게 "소시오패스"라고 말하는 등 막말을 퍼부어 석율을 더욱 불편하게 만들었다.
박과장(김희원 분)의 비리로 인해 큰 변화를 맞은 영업3팀의 그래는 또 다른 고생길을 앞두고 있었다. 천관웅(박해준 분) 과장을 새 팀으로 맞은 그들은 새로운 사업 계획을 위한 회의에 돌입했고, 그래는 박과장의 비리로 중단된 요르단 사업 아이템을 이어가자는 의견을 내면서 앞으로 또 험난한 회사 생활이 예고됐다.
그러는 중에 영이는 그래에게 묘한 위로가 됐다. 석율과 영이 등 동기들은 힘든 일이 생기면 함께 어색하게나마 술을 마시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줬던 상황. 이날 방송에서는 영이와 그래가 서로에게 장난을 치고, 속내를 터놓는 모습을 통해 한층 친근해진 모습을 그려냈다. 두 사람 사이에 동료애 이상의 무엇가가 감지되는 순간이었다.
극이 진행될수록 점점 성장하는 신입사원 4인방의 모습은 시청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높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실제 회사 생활을 옮겨놓은 듯한 현실적인 내용과 또 이런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가 대리만족하는 경우도 많다는 반응이다. 영이가 실연을 이겨내고 마침내 상사의 인정을 받았을 땐 함께 웃고, 석율이 성대리로부터 막말을 듣고 힘들어하는 모습에는 함께 분노하는 것.
'미생'의 신입사원 4인방 그래와 영이, 석율, 그리고 백기의 성장담 혹은 실패담이 앞으로 또 어떻게 그려지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살지 관심이 모아진다.
'미생'은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 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동명의 웹툰 '미생'을 원작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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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