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 1군 무대를 대비하고 있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내야수 이지찬(23)도 그 중 한 명이다.
이지찬은 경북고와 경성대를 졸업한 뒤 2014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로 kt의 부름을 받았다. 그는 경성대 시절부터 공수를 겸비한 내야수로 좋은 평가를 받으며 프로에 입단했다. 높은 순번에 지명된 선수는 아니지만 올 시즌 퓨처스리그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으나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2리(148타수 55안타) 2홈런 15도루 31타점 30득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수비에선 2·3루수, 유격수를 모두 소화했다.
지난 19일 제주 오라 구장에서 만난 이지찬은 퓨처스리그서의 한 시즌을 돌아보며 “많이 배운 시즌이다.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잘한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좋았던 부분에 대해선 “항상 상대가 누구든 주눅 들지 말자는 생각을 하는데 자신 있게 하다 보니 제 플레이가 나온 것 같아 좋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수비에선 아쉬움이 남았다. 그는 “가끔 수비에서 중요할 때 에러를 했다. 그 상황이 점수로 연결된 적이 많아서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이지찬은 결정적인 실책 상황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 장면은 머릿속에 계속 남아있다. ‘다시는 하지말자’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는 게 이지찬의 설명이다.
이지찬은 올 시즌 타격적인 면에선 많은 발전을 이뤘다. 코칭스태프와의 상의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타격 폼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비에 대한 생각이 먼저였다. 그는 부족한 수비에 대해 “수비는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펑고를 많이 받다보면 실력이 늘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계속 연습한다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지찬은 대만에서 열린 21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바로 2차 마무리 캠프에 합류했다. 오자마자 kt의 지옥훈련을 견뎌내고 있다. “오전 8시부터 훈련을 시작하니 적응이 안 되는 부분도 있다”면서도 묵묵히 훈련에 임하고 있다.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이지찬에게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자 “스프링 캠프에 가는 게 목표다”면서 스프링캠프 참가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우선 확실히 눈도장을 받겠다는 의미였다.
아직 1군 무대에 뛰기 위해선 경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 시즌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듯이 한 단계 더 성장한다면 1군 무대에서 뛰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조범현 kt 감독도 시즌 도중 이지찬에 대해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를 자주 나가다 보니 좋아지고 있다.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저 선수가 저런 면도 있구나 하고 놀라게 된다”고 칭찬한 바 있다. 과연 기대를 받고 있는 이지찬이 다음 시즌엔 얼마나 더 성장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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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