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메달 보약을 삼킨 이상화(25, 서울시청)가 하루 만에 정상의 자리를 되찾았다.
이상화는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 A 2차 레이스서 37초99을 기록해 함께 레이스를 펼친 2위 고다이라 나오(38초51, 일본)에게 여유있게 앞서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1차 레이스선 38초18을 기록하며 은메달에 그쳤던 아쉬움도 깨끗이 지웠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서 고다이라 나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2012-2013시즌 월드컵 파이널 2차 레이스부터 10회 연속 정상을 차지했던 그였기에 기대감이 컸지만 부상과 심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한 채 2위에 만족해야 했다.

실로 오랜만에 정상의 자리에서 내려온 뒤 "홀가분하다"며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이상화는 하루 만에 보란 듯이 시상대 맨 꼭대기 위에 섰다. 이상화는 이날 출전 선수 중 가장 마지막인 11조로 레이스를 펼쳤다. 고다이라는 이상화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본인이 좋아하는 아웃코스에서 스타트를 끊은 이상화는 직선 주로에서 고다이라에게 앞선 뒤 인코스에서 여유있게 레이스를 주도한 끝에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한편 함께 출전한 박승희(22, 화성시청)는 39초35의 기록으로 19위로 레이스를 마감했다. 장미(39초34)는 18위에 그쳤다. 박승희는 전날 1차 레이스(39초13)보다 0.22초 늦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전날(10초97)에 이어 또 다시 첫 100m를 10초대(10초98)에 주파하며 초반 스퍼트의 약점을 보완했다.
남자 장거리 간판 이승훈(26, 대한항공)은 남자 10000m 디비전 A서 13분54초09를 기록하며 12명의 출전 선수 중 8위에 머물렀다. 소치올림픽 남자 10000m 동메달리스트인 밥 데 용(네덜란드)이 13분17초5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바트 스윙스(벨기에, 13분32초45)와 알렉산드르 루미안체브(러시아, 13분37초59)는 나란히 은, 동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1000m 디비전 A에 출전한 하홍선은 1분11초43의 기록으로 13위에 올랐다.
전날 남자 500m 디비전 A 1차 레이스서 은메달을 따냈던 모태범(25, 대한항공)은 남자 1000m 디비전 B 레이스서 1분10초93 의 기록으로 김진수(1분10초65)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여자 1500m 디비전 B의 노선영은 2분03초77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김보름(2분04초22)이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여자 500m 디비전 B서는 이보라(39초34)와 김민선(39초38)이 나란히 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dolyng@osen.co.kr

태릉=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