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여제' 이상화(25, 서울시청)가 스피드스케이팅 새내기 박승희(22, 화성시청)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샀다.
이상화와 박승희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노원구 태릉 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 A 2차 레이스에 함께 나섰다. 이상화는 37초99의 좋은 기록을 내며 전날 11연속 대회 우승에 제동을 걸었던 고다이라 나오(38초51, 일본)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금메달을 되찾았다. 특히 첫 100m 구간을 본인의 트랙 레코드이자 올 시즌 가장 좋은 10초39로 주파하며 좋은 컨디션을 뽐냈다.
박승희도 디비전 A 무대 데뷔전을 성공리에 장식했다. 전체 순위는 전날(11위)보다 떨어진 19위였지만 다시 한 번 첫 100m를 10초대(10초98)에 통과하며 약점으로 지적되던 초반 스퍼트를 보완했다. 박승희도 경기 후 "100m 구간을 10초대에 빠져서 만족스럽다"고 말문을 열었을 정도로 의미 있는 기록이었다.

그렇다면 '빙속 여제' 이상화가 본 박승희의 발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상화는 "긍정적으로 본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잘 타는 선수 중 쇼트트랙에서 온 선수들이 많다. 중국의 장훙도 첫 100m 기록이 안좋은데 400m가 좋다"면서 "승희도 종목 전향 초반인데 기록이 좋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다. 100m 기록이 안좋아 위축돼 있는데 그것만 보완한다면 다른 선수들보다 더 잘할 것"이라고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다.
애정 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상화는 첫 100m 기록을 단축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승희 뒤에서 타본 결과 직선 피치가 짧다. 그것만 고치고 내 뒤에서 함께 훈련한다면 반드시 좋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조언했다.
박승희도 스케이트화 끈을 더욱 질끈 동여매고 있다. 그는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지 1년도 안돼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좋아질 것"이라며 "세계적인 선수들과 얼마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1년 더 하고 여름 훈련을 잘한다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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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좌)-박승희 / 태릉=김경섭 기자 greenfiel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