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써서 경쟁을 펼치는 것은 언제나 노홍철이 앞선다. '무한도전-쩐의전쟁2' 역시 노홍철이 멤버들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내며 1등을 차지했다. 그의 분량이 지켜졌다면 더 재미있었을까.
지난 2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는 쩐의전쟁2 마지막편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들의 수익에 거의 2배에 달하는 이윤을 낸 것은 역시 노홍철. 이변은 없었다. 그간 항상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높은 마진을 낸 아이템으로 일명 '사기꾼' 기질을 발휘하던 노홍철이 이번에도 승리자였다.
그러나 노홍철의 분량은 확실히 줄었다. 장미꽃을 팔고, 호떡 장사를 하는 노홍철의 모습은 거의 완벽하게 편집이 됐다. 다른 멤버들이 장사를 할 동안 옆에 잡힌 것 외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1위를 차지함으로써, 부재에도 돋보이는 존재감을 선사했다.

노홍철은 '무한도전' 내에서 '사기꾼' 캐릭터로 큰 웃음을 줬었다. 이날 역시 입을 크게 벌리고 웃으며 멤버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놀랄만한 사업 수완으로 멤버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 자명하다. 또 이러한 모습은 '무한도전'의 개인전에 빠질 수 없는 재미요소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날 '쩐의전쟁2'는 노홍철을 완전히 배제한 채 전파를 탔다. 그럼에도 충분히 재미는 있었다. 노홍철이 등장했다면 세세하기 담기지 않았을 다섯 멤버들의 깨알같은 판매기도 담겼다.
물론 1위를 차지한 노홍철이 편집되지 않았다면 분위기는 크게 달랐을 것이다. 다들 노홍철의 사업 수완을 경계하며 동분서주했을 것이며, 노홍철의 놀라운 판매기는 촘촘하게 카메라에 담겨 다시 한 번 노홍철의 능력을 입증하게 했을 것이 분명하다.
이날 노홍철은 없었지만, '무한도전'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청률은 지난주보다 소폭 상승, 토요일 황금 시간대 예능 1위 자리를 수성했다. 5인체제에도 변함없는 인기를 과시한 것.
게다가 방송 후 다른 멤버들의 장사 모습을 통해 느낀 점이 많다는 네티즌의 의견이 많았다. 박명수는 12시간 동안 쉴 틈 없이 고생하며 장사에 나섰지만 적자를 기록했고, 유재석 역시 예상을 빗나가는 배추 장사 실패로 낭패를 봤다. 스타들이 장사에 나섰음에도 시민들의 지갑이 쉽사리 열리지 않음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시청자들은 노홍철의 부재에도 '무한도전'의 면면에 몰입한 모습이었다.
'쩐의전쟁2' 1위를 차지한 노홍철의 대활약을 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멤버들의 정성과 노력하는 모습이 더욱 세세히 담긴 것은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그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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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