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밤 방송을 앞둔 KBS 단막극 ‘내가 술을 마시는 이유’가 극중 4장의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 드라마는 ‘술꾼부장님’ 수근(안석환), ‘갱년기 주부’ 미숙(오영실), ‘사회 초년생’ 영자(이초희), ‘평범고딩’ 준호(김현준) 네 사람의 스토리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드라마. 우연히 포장마차에서 만난 네 사람이 술에 얽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첫번째 가족사진의 주인공 준호는 육상선수를 꿈꾸던 고등학생이지만 엄마의 협박에 못 이겨 육상부를 그만두고 일반고로 전학을 와 평범한 학교생활을 해나간다. 준호를 제외한 세 식구는 검은 뿔테안경을 쓰고 있고 무채색의 옷을 입고 있는 가족의 모습에서 금욕적이고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두 번째 가족사진은 정직원이 돼 지긋지긋한 취업 전쟁에서 벗어나고픈 인턴 영자네의 사진이다. 술에 취해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아버지, 곱슬 파마머리의 엄마에게서 촌스럽고 소박한 분위기가 전해진다. 영자의 출생 신고 때 술에 취해 영지를 영자로 잘못 썼다고 알려진 아버지를 뒤에서 끌어안고 있는 영자의 모습이 화목해 보인다.
세번째 주인공인 미숙은 눈가의 주름은 늘어가고 폐경까지 맞이한 상태. 남편은 일주일 내내 술독에 빠져 살고 자식들은 엄마를 청소하는 기계, 돈 주는 사람으로 알고 있으니 속은 타들어만 간다.
마지막 주인공은 간수치 150의 초위험군에 속해있는 ‘술꾼’ 수근. 불면증에 악몽만 꾸는 수근이 술을 끊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공개된 사진 속 자연스러운 다른 가족들과 달리 혼자 어색하고 경직된 표정의 수근에게는 숨은 사연이 있다는 후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배우 안석환, 오영실, 이초희, 김현준은 네 개의 에피소드 안에서 각기 다른 캐릭터로 나와 1인 4역을 해냈다. 23일 밤 12시10분 KBS 2TV 방송.
ri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