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이 무려 10년 만에 서울 원정에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성남 FC는 23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FC 서울에 4-2로 이겼다. 이로써 성남은 통산 세 번째 FA컵 정상에 올랐다.
성남은 지독한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바로 지난 10년 간 서울 원정경기에서 3무 9패로 처참할 정돌 승리를 올리지 못한 것. 최근 성남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서울을 꺾은 것은 무려 2004년 8월 18일 FA컵대회 2-1 승리 이후 10년이 넘었다.

특히 2008년 이후 성남은 서울에서 원정 8연패를 당하는 중이었다. 더구나 이 기간동안 성남은 1골을 넣고 무려 16실점을 했다. 이만하면 한국대표팀의 40년 이란 원정 무승 ‘아자디 저주’와 빚대 ‘상암의 저주’라고 할만하다.
10년 이면 강산도 변한다. 신인선수가 데뷔해서 은퇴를 할 세월이다. 최근에야 FC 서울의 전력이 우위지만 성남은 과거 막강한 전력을 자랑한 명문구단이다. 특히 2006년 성남이 K리그 우승을 차지 할 때도 상암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날 성남은 초반부터 맞불을 놓으며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13분 김동희는 날카로운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김용대에게 막혔다. 전반 22분에는 골키퍼 박준혁의 안일한 볼처리로 에스쿠데로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할 뻔했다. 다행히 곽해성이 얼굴로 에스쿠데로의 슈팅을 막아내면서 위기를 넘겼다. 성남은 전반 29분 김동섭이 절호의 선제골 기회를 잡았지만 무위에 그쳤다.
후반전 성남은 서울의 파상공세를 여러 차례 막아냈다. 후반전 막판 성남은 수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에 막혀 골을 넣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은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를 실시했다.
승부차기에 대비한 양 팀 수장은 골키퍼 교체를 준비했다. 서울은 김용대 대신 유상훈이 들어갔다. 그런데 교체대기를 하던 전상욱은 연장전에 교체를 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했다.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던 박준혁은 승부차기서 오스마르와 몰리나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성남이 10년 만에 '상암의 저주'를 푸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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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