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해성, "만만히 본 만큼 똑같이 해주자고 다짐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11.23 18: 19

"우리를 만만히 본 만큼 똑같이 해주자고 다짐했다."
성남이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에서 서울과 0-0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4-2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힘겹게 우승컵을 들어올린 성남은 지난 1999년(당시 천안 일화)과 2011년(성남 일화) 우승 이후 통산 3번째 우승에 성공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진출권을 손에 넣게 됐다.
곽해성은 이날 경기 전반 22분 결정적인 실점 위기에서 팀을 구해냈다. 에스쿠데로의 슈팅을 막기 위해 페널티 에어리어 앞까지 달려든 박준혁 골키퍼가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사이 에스쿠데로는 골대까지 달려들었다. 텅 빈 골대에 그대로 밀어넣기만 하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곽해성이 에스쿠데로의 슈팅을 머리로 걷어내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고 서울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박)준혁이 형이 잡길래 그대로 올라가려다 보니 골대가 비어있더라. 그래서 바로 골대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본 곽해성은 "들어온 쪽으로 에스쿠데로가 공을 밀어넣길래 몸이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곽해성의 본능적인 수비가 아니었으면 위험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사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서울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들이 많았다. 곽해성은 "형들과 이야기하면서 모두 서울이 우승한다는 이야기 뿐이고 우리가 이길 거라는 이야기는 없더라. 서울보다 한 발 더 뛰어서 꼭 이기자고 각오를 다졌다"며 성남 선수들이 품었던 각오를 전했다.
성남 선수들의 투지에 불을 붙인 계기도 있었다. 서울 선수들이 전북 대신 결승전에 성남이 올라오자 버스에서 환호했던 영상이 자극이 된 것. 곽해성은 "서울 선수들은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를 만만하게 봤다고 생각했다. 동영상을 보고 모여서 똑같이 해주자고 이야기했다. 자존심이 상했고, 그래서 선수들끼리 더 뭉쳐서 하자고 각오를 다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성남의 원정팀 락커에는 팬들이 보내준 걸개가 걸려있었다. 버스 동영상 이야기를 들은 팬들이 '이번엔 우리가 서울을 울게 해주겠다'는 뜻을 담아 보낸 걸개였다. 곽해성은 "처음 락커에 들어갔을 때는 걸개를 보고도 무슨 이야기인가 싶었다. 하지만 우승하고 와서 보니 감회가 새롭더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 우승으로 ACL 출전권을 따낸 성남이지만 넘어야할 산이 하나 더 있다. 1부리그에 잔류해야 FA컵 우승팀이자 ACL 진출팀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곽해성은 "입단하자마자 우승을 해서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FA컵 힘든 경기를 해서 우승했는데 몸관리 잘해서 이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며 잔류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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