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같으면서도 다른 기록...명확한 기준 정립 필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11.24 06: 30

 K리그가 기록을 정리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문제의 소지를 남기고 있다.
올해로 창설 31주년을 맞이한 K리그. 하지만 기록의 기준이 애매해 구단과 선수들의 대기록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구단들의 연승 기록만 보더라도 그렇다. K리그를 주관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에 K리그의 최다 연승 기록에 대해 문의하면 하나의 답변이 아닌 여러 답변을 얻을 수 있다. K리그 클래식 및 2012년 이전에는 울산 현대와 성남 일화, 전북 현대가 세운 9연승이고, K리그 챌린지에서는 상주 상무의 11연승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맹의 답변은 연도마다 조금씩 기준이 달라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 2011년까지 리그컵이 있던 시절과 이후 리그컵이 폐지된 시절의 기록을 하나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2011년까지의 연승 기록은 정규리그와 리그컵 기록이 함께 계산된 것이고 2012년부터는 정규리그만 포함된 것이다. 똑같은 연승 기록을 계산함에도 2011년까지는 두 대회가 기준이 됐고, 2012년부터는 하나의 대회가 기준이 된 것이다. 정규리그만 놓고 본다면 연승 기록은 어떻게 변할까. 앞서 언급했던 울산과 성남, 전북의 이름은 찾아볼 수가 없게 된다. 수원 삼성이 2008년 정규리그에서만 11연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록의 기준이 다른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연맹은 K리그가 정규리그와 리그컵을 모두 포함하는 상위 개념이기 때문이라고 답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08년 수원은 정규리그에서 11연승을 기록했지만, 중간에 있던 리그컵에서의 2무 1패로 인해 연승 기록이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여전히 있다. 연맹의 답변대로라면 K리그 최다 연승 기록은 상주의 11연승이라고 못을 박아야 마땅하다. K리그 챌린지가 분명 K리그에 포함된 대회인 만큼 K리그 클래식 및 2012년 이전의 기록을 따로 정리할 필요가 없다.
K리그는 클래식(1부리그)과 챌린지(2부리그)로 구분해 운영한지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아직까지 기록적인 문제는 크게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십년이 지난다면 기록에서의 문제점은 확연히 드러날 것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현재 K리그 통산 최다 득점자는 전북의 이동국(167골)이다. 이후에 K리그 챌린지에서만 이동국의 통산 득점을 넘은 선수가 나온다면 과연 이 기록을 다른 이들이 인정할 수 있을까. 다만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
기록은 K리그의 역사다. 분명 1승, 그리고 1골은 K리그의 역사에서 가치가 미미하다. 그러나 미미한 기록이라도 쌓이고 계속 쌓인다면, K리그의 역사에서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대기록이 된다. 또한 이러한 대기록은 K리그의 전통과 우수성을 널리 알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애매한 기준으로 기록이 세워진다면, 대기록이 되더라도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애매한 취급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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