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년 만에 무명에서 탈출했다. 과거 양배추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방송인 조세호는 지난해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 출연을 기점으로 예능 대세가 됐다. 이제는 열심히 일한 자신을 위해 선물을 살 만큼 여유가 생겼지만, 시쳇말로 뜨고 난 후 달라진 대중들의 반응에 그는 조금 혼란스럽다.
조세호는 지난 23일 방송된 JTBC '속사정 쌀롱' 4회에 홍진호와 함께 출연, 군중심리의 두 얼굴을 주제로 MC들과 대화를 나눴다. 방송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인 만큼, 이들은 연예인을 대상으로 하는 SNS 마녀사냥에 높은 관심을 가졌다. 윤종신은 “연예인들이야말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이 있다”며 대중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논란의 불씨를 만들지 않기 위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에 조세호는 얼마 전 당한 황당하고 씁쓸한 경험을 털어놨다. 조세호는 “일방통행 길이었는데 반대편에서 차가 들어왔다”며 누가 봐도 역주행하는 차가 잘못인 상황을 언급했다. 조세호는 “제가 경적을 울렸는데 상대도 계속 같이 경적을 울렸다. 상대운전자가 쌍라이트를 켜면서 차를 뒤로 빼라고 하더니 나중에는 차에서 내리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차에서 내렸더니 ‘잠깐만 개그맨 아니야? 공인이 그러면 안 되지’라고 하더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세호는 상대 운전자의 적반하장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언쟁을 벌여봐야 얻는 게 없는 상황임을 알기에 자신은 잘못한 게 없는데도 오히려 사과했다고 씁쓸하게 덧붙였다. 이에 진중권 교수는 “공인의 개념이 오해되고 있다”며 정작 검증해야 할 공직자들보다 연예인들의 검증에 엄중한 잣대가 사용되는 현실, 연예인은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어느 정도의 사생활 보도는 감수해야 하는 현실을 꼬집었다.
이후 조세호는 오랜 무명시간을 거쳐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 지금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고 고백했다. 이렇다보니 조세호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중들의 시선. 조세호는 “‘양배추 흥해라’고 응원해줬던 댓글이 어느 순간 ‘조세호가 이렇게 잘 되길 바란 게 아니었다’는 내용으로 달라졌다. 대중들이 대체 나에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과거 아들에게 15층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해줬다. 내가 청소하러 가곤 했는데 한번은 세호가 ‘15층에서 떨어지고 싶었다’고 하더라. 나는 세호가 일이 없을 때 가장 걱정된다"며 눈물을 터트렸던 조세호 모자의 뭉클한 모습에 네티즌의 뜨거운 응원이 쏟아졌던 것이 불과 5개월 전 일임을 감안하면, 조세호의 혼란도 어느 정도 이해되는 대목이다.
대한민국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기회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속사정쌀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