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에이핑크는 계속 청순해야할까?
그동안 가요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청순을 고집해오던 걸그룹의 변신은 섹시로 통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하지만 에이핑크는 모두가 예상했던 '청순의 변신은 섹시'라는 선입견을 깨고 보기 좋게 강력한 펀치를 날렸다. 청초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성숙해진 감성을 풀어내는데 집중했고, 이번 변신이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
24일 공개된 에이핑크의 신곡 'LUV'는 상큼발랄한 곡이지만 슬픈 멜로디를 가미해 한층 성숙해진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에이핑크의 기존 이미지를 지속시키면서도 더욱 깊은 감성을 파고들면서 꽤 영리한 방법으로 변신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상큼발랄 요정돌의 탄생
에이핑크는 그동안 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다. 핑크색 세라복을 입고 '노노노'를 외치는가 하면, 하늘하늘한 모습으로 무대에 올라 첫키스에 대한 두근거림을 표현하며 삼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무엇보다 에이핑크는 많은 걸그룹이 섹시나 노출로 노선을 바꿀 때에도 유일하게 청순 러블리 콘셉트를 유지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요정돌'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에이핑크의 무대는 언제나 화사했고, 청순이라는 단어가 에이핑크를 대표하는 수식어가 됐다.
이렇듯 '노노노'와 '미스터 츄'를 통해 사랑스럽고 청순한 이미지를 굳혀온 에이핑크는 변신으로 겉모습이 아닌 '감성의 성숙'을 택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소녀의 발랄함을 벗고 여인의 성숙함을 표현하면서 여전히 청순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에이핑크만의 이미지 변주법을 만들어낸 것이다.

# "섹시 NO! 감성 변화에 초점"
'LUV' 역시 여전히 첫사랑을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미스터 츄'에서 들려준 첫키스의 설렘이 아닌 첫사랑하면 떠오르는 아련한 감성을 노래했다. 기존의 톡톡 튀는 음악에 비해 좀 더 차분해졌고, 슬픈 멜로디와 가사가 돋보인다. 또 성숙한 이미지를 위해 의상과 표정에도 변화를 줬다. 메이크업은 진해졌고, 처음으로 힐을 신고 바지도 입어보면서 성숙한 이미지를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많은 걸그룹이 변신을 시도할 때 가장 먼저 섹시를 떠올리고, 노출을 늘리면서 자극적인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는 것과 달리 에이핑크가 그들만의 방식으로 변신을 택한 것이 꽤 영리해 보인다. 그룹의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적절하게 변화를 주고, 또 이를 자연스럽게 풀어내면서 대중을 만족시킨 것. 더불어 에이핑크가 앞으로 보여줄 또 다른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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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