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두산, 타선은 변화 없이 간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11.24 15: 31

명예회복을 다짐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 하지만 타선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공격력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만큼 비슷한 구성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이는 김태형 감독의 방침과도 일치한다. 김 감독은 부임 후부터 “타선에는 큰 변화를 주고 싶지 않다. 본인들이 하던 것을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는 말로 큰 변동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줄곧 강조했다. 꼭 바꿔야만 할 이유도 특별히 없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1번은 민병헌이다. “출루율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라 아직도 내가 1번 타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민병헌이지만, 적극적인 타격으로 장타를 만들어내는 신개념 1번이라는 것을 증명해냈다. 다음 시즌 역시 정확한 타격과 함께 장타력을 유지하고 도루 수는 지금보다 늘리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투수들의 공에 접근하는 민병헌의 타격과 김 감독의 의견은 일치하고 있다. “1번타자도 좋은 공이 오면 초구부터 쳐야 한다. 상황에 따라 바뀌겠지만, 1번타자도 초구부터 칠 수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김 감독은 적극적인 민병헌의 타격 성향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민병헌을 1번으로 활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정수빈이 1번을 맡을 수 있다. 하지만 똑같이 발이 빠르고 작전 수행 능력이 있는 오재원은 아니다. 김 감독은 오재원을 2번 혹은 6~7번으로 염두에 두고 있다. “재원이는 1번 유형은 아니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
2번 경쟁은 오재원과 정수빈의 2파전이다. 김 감독은 “재원이는 공을 강하게 때리는 힘이 있다. 수빈이는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둘 중 장타력을 갖춘 오재원은 2번이 아닐 경우 6번이나 7번으로 간다. 정수빈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9번에서 상위타선과의 연결고리가 된다. 또한 정수빈이 1번에 배치되면 민병헌을 6번으로 내릴 수도 있다는 게 김 감독의 구상이다.
중심타선은 김현수-외국인 선수-홍성흔으로 이어질 것이 유력하다. 양의지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중심타선의 뒤를 받친다. 변수는 외국인 선수의 포지션이다. 1루와 3루는 국내 선수들 간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둘 중 외국인 타자가 들어오는 자리에는 경쟁이 줄어든다.
타순의 구성은 올해와 비교해 변화가 적지만, 공격의 성향은 많이 달라진다. 올해 111도루를 기록했던 두산은 9개 구단 중 5위로 평범했다. 김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도루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며 ‘두산 육상부’의 부활을 선언했다. 도루를 늘릴 뿐만 아니라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인 러닝을 자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마무리훈련도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타선의 윤곽이 벌써부터 드러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두산의 주전 라인업이 탄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내야의 양쪽 코너를 제외하면 모든 경쟁은 주전 자리가 아닌 1군 생존을 위한 경쟁이다. 이 경쟁에서 밀리면 서는 공간이 달라진다. 이천으로 가지 않고 잠실에 남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은 스프링캠프를 넘어 시범경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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